# 중국 국가펀드인 ‘국가반도체산업투자기금(CICF)’과 상하이 정부가 주도하는 ‘상하이집적회로기금’은 지난달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SMIC에 156억 위안(약 2조67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가 대만 TSMC로부터 통신칩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자 급히 꺼내 든 조치다.
미국 “반도체공장·R&D 30조 지원”
공화·민주당 초당적 법안 발의
중국 “반도체 굴기” 5년간 300조
“한국도 세제 혜택 등 뒷받침 필요”
4차 산업혁명 핵심 반도체에 국운 달려
2014~2018 주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 매출 대비 정부지원금 비중
전경련은 정부의 지원 차이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4~18년 주요 글로벌 반도체 업체 중 매출 대비 정부지원금 비중이 가장 큰 곳은 중국 SMIC로 6.6%에 달한다. 중국 화홍반도체는 5%, 칭화유니 4%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0.8%, 0.6%에 그쳤다. 미국 마이크론(3.8%)과 퀄컴(3%), 인텔(2.2%)보다도 낮다.
이소원 전경련 국제협력팀장은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굴기는 중앙정부 차원의 막대한 지원이 뒷받침된 결과”라며 “세계 시장 선두에 있는 미국 또한 주요 반도체 기업에 세제 혜택과 상당한 수준의 R&D 투자비를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 산업 육성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지난 5년간 반도체 분야에 약 300조원을 투자한 중국은 미국의 견제에 맞서 반도체 국산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은 “중국이 반도체 제조 장비를 폭발적으로 구입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구입 규모에서 처음으로 한국을 추월했다”며 “중국이 첨단 반도체의 국산화에 성공할 경우 한국 반도체 산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매출 대비 보조금 SMIC 6.6% 삼성 0.8%
반도체
반도체 시장은 각 국가의 대표 선수 격인 몇몇 소수 정예 기업이 경쟁한다. 대규모 자금과 설비를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4차 혁명시대에는 반도체 패권이 경제 패권은 물론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 기업 간 경쟁에 중국이나 미국이 전략적으로 개입하는 이유다. 하지만 유독 한국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홀로 뛰고 있다는 게 전경련의 지적이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중국이 5년 전부터 반도체 굴기를 내걸고 국가 재원을 투입하면서 시장 내 공정한 경쟁을 중요시하던 미국조차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건 놀라운 일”이라며 “세계 반도체 시장의 입지를 수성 입지를 수성하기 위해 한국도 R&D, 세제 혜택 지원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