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1일 산둥성 옌타이의 한 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리 총리는 코로나로 위기에 처한 서민의 삶을 위해 노점 경제 허용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마오쩌둥(毛澤東)의 부인인 장칭(江靑) 등 4인방이 74년부터 76년까지 국정을 농단한 결과 나라 살림이 거덜 났다는 것이다. 여기에 인구정책 실패로 중국은 49~79년 사이 사람이 무려 4억 3000만 명이나 늘었다.
이렇다 할 자본이나 기술 없이 저소득 계층이 쉽게 창업할 수 있는 노점 경제 바람이 중국에서 불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노점 경제를 실업자 해소 대책의 하나로 본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 농업기업의 선두주자인 신희망(新希望)그룹 회장 류융하오(劉永好)가 바로 노점 경제로 일어선 대표적 인물이기도 하다. 세계의 모든 부품을 공급하는 저장(浙江)성 이우(義烏)시의 발전도 노점 경제에서 시작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달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 노점 경제를 강조한 이후 중국 곳곳에서 길거리 가게 창업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한데 전인대 행사가 열리던 지난달 27일 중국의 이데올로기 담당 부서인 중국 공산당 중앙정신문명건설판공실이 지침을 발표했다. 올해는 전국의 문명도시를 측정할 때 도로점령 경영이나 길거리 경제 등을 측정 지표로 삼지 않겠다는 것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이달 초 산둥성 시찰에 나서 생산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리 총리는 최근 매달 1000위안 수입의 중국인이 6억 명에 이른다며 아직 팍팍한 삶을 사는 서민이 많다는 걸 강조하고 있다. [중국정부망 캡처]
리 총리는 “그런데 중국 서부의 한 도시는 3만 6000여 개의 이동 노점을 설치했고 이로 인해 하룻밤에 10만 명의 취업자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쓰촨(四川)성청두(成都)가 코로나 타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인 노점 경제를 칭찬한 것이다.
중국 쓰촨성 청두에선 지난 3월부터 일정 구역에서의 노점을 허용해 이제까지 약 1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중신사 캡처]
리 총리는 전인대 직후인 지난 1일엔 산둥(山東)성 옌타이(烟台) 시찰에 나서 “노점 경제가 일자리의 중요 근원”이라며 “첨단 산업과 함께 중국 경제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1일 산둥성을 시찰한 자리에서 좌담회를 열고 코로나로 심대한 타격을 받은 민생을 살리기 위해선 노점 경제도 허용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이에 대한 토론 클릭만 10억회가 넘을 정도다. 이미 중국 전역의 27개 지역에 노점 허용 구간이 설정되는 등 불이 붙고 있다. 노점 경제의 가장 큰 장점은 자본과 특별한 기술이 없는 저소득 계층이 거리에서 쉽게 호구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산시성 웨이난시의 빈허대로에 들어선 노점상들. 지난 5월 29일의 모습으로 리커창 총리가 5월 28일 노점 경제를 강조한 이후 재빨리 행동에 들어갔다. [중국 웨이난일보망 캡처]
서민의 생계를 위해 개혁·개방 시기 호구지책을 재도입한 것이다. 한데 베이징시가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6일 베이징시 당기관지인 ‘베이징일보(北京日報)’가 노점 경제는 베이징에 적합하지 않다는 칼럼을 게재한 것이다.
중국 구이저우성의 차오자완 야채 도매시장 옆에도 노점상이 생겼다. 한데 보호비 명목으로 자릿세를 뜯는 사람이 벌써부터 생겨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베이징은 2017년 11월 19명의 사망자를 낸 화재 사건 이후 대대적으로 도시 정비에 나선 적이 있다. 당시 무허가 건물에 거주하던 저소득 계층을 베이징에서 무자비하게 내쫓아 원성이 높았다.
차이치 베이징 당서기는 지난 2017년 11월 베이징 저소득 계층의 집단 거주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계기로 베이징 도시 정비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리커창 총리가 주도하는 노점 경제에 반대 입장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온다. [중국 바이두 캡처]
노점 경제가 막무가내 쓰레기 배출 등 환경을 악화시키고 품질 낮은 제품 판매로 분규를 야기하며 도로를 무단 점용해 화재 발생 시 커다란 장애가 되는 등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잇따라 산둥성의 곳곳을 돌며 경제 회복을 역설하고 있다. 최근엔 개혁개방 시기 유행했던 노점 경제가 중국 경제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