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다르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고양이, 비스킷과 그래비(Biscuits and Gravy)를 소개합니다.
#자세한 스토리는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몸은 하나, 얼굴은 두 개
샴쌍둥이와는 다릅니다. 샴쌍둥이는 기형적으로 몸의 일부가 붙어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를 말합니다. 서로 다른 인격체가 한 몸에 붙어있는 거죠.
하지만, 비스킷과 그래비는 하나의 뇌줄기(뇌간)를 가진 안면중복기형(diprosopus) 고양이입니다. 쉽게 말해 얼굴이 두 개인 한 마리 고양이라는 말이죠.
극히 드문 선천적 장애지만 동물 중에서는 고양이들이 안면중복기형으로 태어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야누스 고양이들은 영양분을 섭취하기 어려운 신체 구조 때문에 대부분 오래 살지 못합니다.
“의학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어요. 어떻게 간호해야 할지 잘 몰라 단지 밥을 잘 먹는지만 확인하려고 했어요. 입이 두 개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잘 먹이려고만 했죠.” 비스킷과 그래비 보호자
사흘 만에 세상 떠나…SNS에 추모 물결
“(자막) 그는 많이 먹고, 똥오줌도 많이 싸요. 단지 자라지 않을 뿐이죠. 이렇게 작은 아이가 두 얼굴을 가진 큰 머리를 받치는 것은 힘든 일이에요.” -보호자가 SNS에 남긴 글
가족들도 비스킷과 그래비와 함께했던 순간이 큰 축복이었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보호자인 카일라는 “며칠이든 몇 년이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삶은 너무나 소중하고 모든 삶은 독특하다”며 “비스킷과 그래비는 너무나 많은 사람에게 기쁨과 희망을 줬다”고 했습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고양이 듀오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려진 이 아이를 우연히 한 수의사가 맡게 됐는데요. 두 입을 가진 그 아이에게 먹는 법을 가르치는 데만 3개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15살까지 산 야누스 고양이…기네스북 올라
안타깝게도 2014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보통의 고양이보다 더 건강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비스킷과 그레이비, 그리고 프랭크와 루이. 지금쯤 고양이별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마음껏 뛰어다니고 있겠죠?
천권필·최연수 기자 feeling@joongang.co.kr
영상=공성룡
동물을 뜻하는 ‘애니멀(animal)’은 영혼을 의미하는 라틴어 ‘아니마(anima)’에서 유래했습니다. 인간이 그렇듯, 지구상 모든 생물도 그들의 스토리가 있죠. 동물을 사랑하는 중앙일보 기자들이 만든 ‘애니띵’은 동물과 자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