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지난 5월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뉴스1]
한명숙 수사팀 감찰은 불가능, 재수사는 가능성
인권감독관은 관할 검찰청에서 처리된 사건의 수사 절차와 관련해 인권침해가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본다. 이 때문에 검찰 조직 차원의 정식 감찰이나 수사 착수를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다.
감찰은 이미 불가능한 상황이다. 검사 징계 시효는 3~5년으로 2011년 일어난 일에 대해 잘못을 묻기 불가능해서다.
다만 조사에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면 해당 검찰청에 사건 재배당을 요청해 수사에 돌입할 가능성은 있다. 검사가 법정에서 거짓말로 증언하게 시켰다는 위증교사 혐의의 공소시효는 10년으로 아직 남아 있다.
한명숙 사건, 공수처가 맡나
이 때문에 재수사를 공수처에서 이끌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검찰의 조사 착수 소식이 알려진 후에도 여권 인사들이 수사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검사로 재직 중인 사람 또는 퇴직한 사람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라디오 방송에서 “사건 수위를 조절하고 일부러 진상규명으로 시간을 끄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반드시 수사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의 변호인이었던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직접 공수처를 언급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2일 “검찰총장의 신속한 수사 지시는 이런 사건에 필요한 것”이라며 “검찰이 진실 규명을 소홀히 하면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한 전 총리 사건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식의 발언을 연이어 내놨다. 추 장관은 1일 방송 인터뷰에서 “하나의 진정 정도로 가볍게 봐서는 안 되고 누구나 납득이 될 만한 조사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당시 수사 검사들이 반발한다 하더라도 진상조사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공수처 1호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 식의 축소 수사를 한 사건이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시 수사팀은 위증교사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한 전 총리의 유죄를 밝힐만한 증거들이 존재했기에 굳이 증인에게 위증을 교사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진정인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돕겠다고 하는 상황이었기에 특별히 회유하거나 협박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며 “이는 당시 상황을 아는 이들의 증언만으로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