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잠수함 투수 박종훈은 20일 키움전에서 도루 5개를 허용했으나 5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은 14일 LG전 투구 장면. [뉴스1]
SK 선발 투수 박종훈이 게임 메이커였다. 박종훈은 1회 말 김하성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했지만 2회 말부터 특유의 '송곳 제구력'을 앞세워 경기를 풀어냈다. 그러나 키움 김규민(2회), 서건창(3회), 이지영(4회)이 2루 도루에 연달아 성공했다. 5회 말에는 서건창과 이정후도 베이스를 훔쳤다.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은 슬라이드 스텝이 빠른 편이 아니다. 특히 이날 키움 주자들은 그의 투구 폼까지 훔쳐 완벽한 도루 타이밍을 잡았다. 마음이 급한 SK 포수 이홍구는 제대로 송구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박종훈은 결정타를 맞지 않았다. SK는 2회 초 2사 1, 2루에서 김성현이 키움 선발 이승호에게 적시타를 때려 동점을 만들었다. 1-1이던 3회 초에는 역전 솔로 홈런을 날렸다. 박종훈은 5회 말 이정후에게 역전타를 맞고, 폭투도 던져 2점을 내줬다. 최근 SK의 벤치 분위기와 불펜 상황을 보면 역전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키움의 내야진이 흔들리며 SK에 기회가 찾아왔다. 6회 초 선두타자 로맥이 키움 유격수 김하성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했고, 한동민의 안타로 무사 1, 2루가 됐다. 이어 남태혁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3-3이 됐다. 대타 노수광의 투수 땅볼은 키움 내야진의 사인 미스로 내야안타로 기록됐다.
이어진 김창평의 내야 땅볼로 한동민이 홈을 밟으면서 SK가 4-3으로 역전했다.
7회 초 2사 1, 2루에서는 남태혁이 적시타를 터뜨리며 SK가 5-3으로 한 걸음 더 달아났다. SK는 서진용과 하재훈의 무실점 계투로 귀중한 승리를 지켰다.
롤러코스터를 탔던 SK 선발 박종훈은 5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남태혁은 4타수 3안타 2타점, 로맥은 5타수 2안타(1홈런)를 기록했다.
KIA 윌리엄스 감독이 6-0 승리를 거둔 뒤 이날 홈런을 때린 최형우를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KT는 수원 한화전에서 17안타를 몰아치며 8-1 대승을 거뒀다. KT 선발 배제성은 7이닝을 6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KT의 5연승을 이끌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