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카카오의 기업형 AI 전문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따르면 이 회사 AI 랩은 안면 인식 공급업체 테스트(Face Recognition Vendor Test) ‘1대1 검증 일반 이미지 부문’에서 3등(3월 기준, 새로운 알고리즘이 제출되면 순위변동 가능)을 기록 중이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얼굴을 구분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의 성능을 측정하는 대회다. 인텔, 텐센트, 센스타임, 메그비 등 글로벌 AI안면 인식 기업 207곳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 입국자 비자 사진, 상반신 사진, 실생활 촬영 일반 사진, 공항 출입국 심사대 사진 등 여러 경쟁 부문 중 카카오는 실생활 촬영 일반 사진 부문에 참가했다.
지난해 시작된 미국 예일대 주최 스파이더 챌린지에서는 2등(2월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 내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효율적으로 검색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대회다. 예컨대 인터넷 검색할 때 한정된 키워드로 문서를 찾는 것처럼 방대한 회사 데이터 중 필요한 정보를 잘 찾아내게 하는 알고리즘이다. 카카오의 AI 기술 연구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도 지난해 1년 동안 5개 AI 대회에서 혁신상 등을 받았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1293조원
이 같은 성장은 소프트웨어산업이 자동차산업처럼 분업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과거엔 개발하는 프로그램 내 모든 요소를 자체적으로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이미 개발된 다른 프로그램을 부품처럼 가져다 쓰는 경우가 일반화됐다. 스마트벨트 개발사인 웰트 창업자 강성지 대표는 “요리를 잘하는 백종원씨가 모든 식재료를 다 본인이 직접 재배하는 게 아닌 것처럼 앱 서비스 개발도 마찬가지”라며 “다른 회사가 잘 개발해둔 결제 시스템이나 채팅 서비스 등을 가져다 조합해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클라우드가 일반화되면서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도 커지고 있다”며 “비용과 효율성, 품질관리 측면에서 (남의 기술을)가져다 쓰는 게 더 낫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시장을 공략 중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12월 카카오에서 독립한 뒤 총 12개 기업과 전략적 업무제휴(MOU)를 체결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 백상엽 대표는 “지난 10년간 쌓아온 카카오 내 IT와 AI를 활용한 서비스 혁신 사례를 외부 기업에 제공해 디지털 전환을 이룬다면 상당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외부 협업 성공사례를 더 축적해 향후 글로벌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