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 호텔 투숙률↑
중국에서는 지난달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봉쇄령이 해제된 지 3일만인 지난달 11일 광저우의 에르메스 매장에선 사상 최대 하루 매출액 기록이 나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소비 현상은 코로나 19에 따른 경제적 영향이 국가 및 지역별로는 최악을 벗어났음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9·11테러 뒤 미국 경제 살린 보복소비
문제는 모두가 '보복성 소비'를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코로나 19로 피해가 작은 중산층 이상은 소비를 늘릴 여지가 있지만, 실직이나 구조조정으로 불안한 계층까지 소비가 확산하기는 어렵다"는 게 허 연구원의 말이다. 그가 4일 보고서에 인용한 중국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알리페이 이용자 2만8000명 중 앞으로 소비를 줄이겠다는 사람(51%)이 소비를 확대하겠다는 사람(9%)보다 많았다.
보복성 소비의 수혜 또한 모든 업종에 돌아갈 수 없다. 백화점 업체와 달리 면세점 업체와 항공사들의 줄어든 매출은 회복이 더뎌 보인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 간의 출입국 규제가 완화되기 전까지는 면세점 수요 회복의 가시성은 매우 낮다"고 봤다.
"보복 소비는 일시적 현상" 신중론도
나정환 DS투자증권 연구원은 " 코로나 19 확산 기간에 평균에 못 미치는 소비를 했기 때문에 코로나 19 종식 이후 평균 이상의 소비가 발생할 수 있으나 이는 일시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나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듬해 1월 미국에서 소매판매가 일시적으로 개선됐지만, 추세적 소비로 이어지지 않았다"면서 "소비가 추세적으로 개선되려면 '보복성 소비' 등 일시적 요인이 아닌 고용증가에서 소득 확대로 이어지는 본질적인 요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