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난주 '코로나 실직' 310만 명 … 7주만에 가장 적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0.05.07 22:25

수정 2020.05.07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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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한 미국인들이 지난달 17일 실업수당을 신청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의 고용센터 앞에 줄 서 있다. [AP=연합뉴스]

 
지난주 미국에서 310만 명 넘는 근로자가 실업수당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가 셧다운 된 이후 7주 동안 실직한 미국인은 3350만 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4월 26일~5월 2일) 316만9000건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접수됐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일주일 전(384만6000건)보다 67만7000건 줄었다. 5주 연속 감소세이며, 지난 7주간 신청 건수가 가장 적었다. 3월 마지막 주에 686만7000건으로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미 노동부 "지난주 실업수당 신청 310만 명"
'코로나 봉쇄' 후 최저…7주 누적 3350만 명
"실업, 바닥 찍었다"…4월 실업률 20% 전망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이번 달 정점을 찍은 뒤 감소 수순으로 들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마이클 모란 다이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감소세가 가팔라서 바닥에 빨리 도달했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가 정상화에 시동을 걸면서 실직 속도는 줄어드는 추세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43개 주가 이번 주말까지 일정 부분 경제를 다시 열 계획이다. 주 정부의 영업 중단 명령으로 문 닫았던 유통업체와 음식점·운동시설 등이 영업을 재개하면 일시 해고는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항공·호텔·차량호출업체 등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업종에서는 여전히 대량 해고가 진행 중이다. 차량 공유업체 우버는 6일 세계 직원의 14%인 37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직원 4분의 1에 해당하는 1900명을 정리 해고한다.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줄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 정상화를 서두르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해 자택대기 명령을 다시 내리고 경제를 봉쇄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전히 일주일에 300만 명 넘게 실직하면서 미국 노동시장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사태를 향해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8일 발표되는 4월 미국 실업률이 최고 20%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코로나 사태 직전인 2월 실업률은 3.5%로 50년래 가장 낮았다.
 
WSJ는 전문가를 인용해 "경기 부양책과 순차적인 미국 경제 재개가 노동시장 안정을 돕겠지만 2분기 실업률은 20%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1948년 월별 실업률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을 뿐 아니라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고치로 예상된다. 대공황 당시 실업률은 24.9%였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