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북한군이 군사적으로 극히 예민한 DMZ에서 우발적 사격을 했고, 그 총탄이 우연히도 한국군 GP에 4발이나 명중하는 게 상식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반론이 만만치 않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는 “DMZ에서 사격한다는 건 북한 고위층의 허가 없이는 불가능하니 고의성을 배제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특히 남북 군사 당국이 시범 철수한 DMZ 내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왜 DMZ서 총격했나
“DMZ 사격, 고위층 허가 없인 불가”
북 ‘위중설’ 최고존엄 모독 이유로
SLBM 등 전략적 도발 나설 수도
또 2017년 7월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을 시험 발사하기 전에도 김 위원장은 13일간 북한 매체에서 모습을 감췄다. 같은 해 5월 14일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쏘기 전에도 유사한 방식을 보였다. 4월 27일부터 5월 4일까지 8일간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가 없었다.
이런 전례로 볼 때 김 위원장의 재등장 이후 북한은 외부 세계가 건강을 문제 삼아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총격 이상의 더 큰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른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이날 총격은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략적 도발을 걸겠다는 ‘신호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군 일각에선 북한에서 봄철 영농이 마무리되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발사 관련 활동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철재·김다영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