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은 "약 7주간의 록다운(lockdown·봉쇄) 끝에 스페인 시민들이 외출할 수 있게 됐다"며 "스페인 정부는 야외 운동을 허용하고 4일부터는 미용실 등 예약제로 운영되는 일부 영업장의 문을 다시 열 수 있게 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신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하는 등 위생 관련 수칙을 지켜야 한다.
유럽 주요 농산물 생산국…이주노동자 많아
싱가포르선 이주노동자 거주지서 집단 발병
봉쇄 조치는 조금씩 완화되고 있지만, 이주노동자들이 방역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이들 거주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유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염병 대응 모범국으로 꼽히던 싱가포르에서도 이주노동자 거주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바 있다.
가디언은 "유럽연합(EU)의 주요 농산물 생산국인 스페인에선 농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가 매우 많은데, 이들의 비위생적인 거주지가 코로나19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지난 1일 보도했다. 스페인 농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대부분은 아프리카 출신 불법체류자다.
신문은 "이들은 봉쇄 기간 내내 물과 음식 등 기본적인 생필품 부족에 시달렸고, 마스크나 위생 장갑 등은 꿈도 꾸지 못했다"며 "언제든지 코로나19가 확산해도 놀랍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는 노동자들은 봉쇄 조치가 해제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스페인 정부가 이런 사각지대의 방역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2일 기준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4만명이 넘고, 사망자는 2만50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봉쇄 종료일을 늦추는 동시에 강력한 조치는 점차 완화하는 방침을 속속 내놓고 있다.
확진자가 20만 명을 넘어선 이탈리아에선 재유행을 막기 위해 휴교령을 9월까지 연장하는 한편, 4일부터 봉쇄를 점차 완화해 18일부터는 소매 상점들이 문을 열 수 있도록 허용했다. 프랑스에선 국가 보건비상사태를 7월 24일까지 연장하면서도 오는 11일부터 이동제한령 등을 단계적으로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