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금현 할머니(왼쪽)가 제주도 자택에서 삼육대 김정숙 대외협력처장에게 대학 발전기금 1억원을 전달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삼육대]
부 할머니는 17세부터 물질을 시작해 81세까지 60년 넘게 해녀로 일했다. 물때가 되면 바다에 나가 소라와 홍해삼 등을 캤고,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육지에서 밭농사와 장사, 품일 등을 하며 돈을 벌었다. 10년 전 물질을 그만둔 뒤로는 공공근로를 하면서 쉼 없이 일했다. 최근 계단에서 다리를 다치자 손에서 일을 놨다.
“인재 기르는데 써달라” 삼육대에 전달
자녀가 없는 부씨는 이전에도 형편이 어려운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80여명을 개인적으로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육대 신학대학장을 지낸 고(故) 한성보 교수와 오만규 전 교수도 대학시절 부 할머니에게 장학금을 일부 지원받았다.
부 할머니는 “남을 도와주는 게 기쁜 일이지, 나 자신을 위해 쓰는 것은 별로 기쁘지 않았다”며 “큰돈은 아니지만 이 나라를 이끌어갈 훌륭한 인재를 기르는 데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육대 관계자는 "기부금의 구체적인 용처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기부자의 뜻에 따라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과 학교발전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