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희(46·가명)씨에게 이 질문은 지난 26년 동안 '마음의 빚'이었다. 대학생 때 참여했던 소년원 봉사활동에서 만난 아이의 질문에 머뭇거리며 연락처를 주지 못했다. 김씨는 최근 “그 빚을 이제 갚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법무부 출신의 윤용범(62) 청소년행복재단 사무총장이 물심양면으로 지난 35년여간 소년원 출신 등 700여명을 바른 길로 인도해주고 있다는 중앙일보 기사를 읽고서다. 김씨는 기사를 본 다음 날 재단에 전화를 걸어 본인 소유의 다세대 주택을 8년간 무상지원하겠다고 약속하며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고 말했다.
착한뉴스
"도움 받으면 도움 준다"고 말했더니…300만원 기부한 아이들
윤 사무총장의 말처럼 보살핌을 받았던 아이들이 기사를 보고 300만원을 재단에 기부하러 왔다. 기부의 주인공은 윤 사무총장과 함께 활동한 배상혁(48) 법무부 주무관이 보살펴 온 박기명(26)씨다. 박씨는 10대 후반에 서울동부보호관찰소에서 배 주무관을 처음 만났다. 보호관찰소를 나와서도 20대 초반까지 이런저런 사고를 쳤지만 그때마다 배 주무관이 그를 돌봤다. 그는 지금 사업가이자 SNS 스타로 비행 청소년들의 멘토 역할을 해주고 있다.
박씨는 “앞으로 선생님(배 주무관)과 청소년희망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라며 “선생님은 이론을, 저는 경험담을 소개하면서 잘못된 길로 빠진 아이들과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욋돈 100만원 내놓고, 자원봉사 때 불러 달라
이 밖에도 송파구에 사는 간호사 이미영(가명)씨도 10만원을 기부했다. 50대 주부 박희숙(가명)씨는 아이들을 위해 일손이 필요할 때 언제든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재단에 연락했다. 기사를 통해 윤 사무총장의 활동을 처음 알게 된 주변 지인들도 후원을 약속했다.
윤 사무총장은 “하나님이 천사들을 보내준 것 같고, 너무 감사드린다”며 “지원해주신 집은 거처가 없어 방황하는 아이들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