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전 세계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아니메)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린 '중동 필름&코믹' 행사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흉내낸 일명 코스프레 관람객들. 이날 행사는 UAE 정부가 4주간 휴교할 것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진행됐다. [AP=연합뉴스]
급기야 인기리에 방영 중이던 TV 애니메이션이 중단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고 닛케이산업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중국 하청업체 원화 등 제때 납기 못해
TV 방영 미뤘지만, 재연기 가능성도
저임금 기반 日아니메…수익은 역대 최고
신문에 따르면 방영이 중단된 작품들은 중국 하청 의존도가 높았다. 그런데 1월부터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하청업체에 발주한 원화ㆍ동화 등이 일본에 제때 들어오지 못한 것이다.
일본 내에서도 “인건비가 낮은 해외 업체에 하청을 주는 애니메이션 업계의 오랜 관행이 결국 신종 코로나 사태 국면에서 이런 문제점을 노출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 애니메이션 하청의 원조는 한국이었다. 1960년대부터 한국은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을 떠받치는 하청기지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2000년대 이후 일본 애니메이션 업체들은 중국ㆍ베트남 등지로 하청기지를 옮기고 있다.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는 지난해 일본 영화시장에서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최종 수익은 140억6000만 엔(약 1590억원)으로 집계됐다. [날씨의 아이 공식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엔 일본 영화시장에서 흥행수익 10위권 안에 애니메이션이 3편(‘날씨의 아이’, ‘명탐정 코난: 감청의 권’, ‘극장판 원피스 스탬피드’)이나 올랐을 정도로 역대 최고 수준의 흥행도 기록했다.
저임금, 납기를 맞추기 위한 밤샘 작업 등으로 점철된 저개발 국가 애니메이터들의 열악한 환경이 이런 ‘꿈의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