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5부제까지 등장했지만, 약국에서 마스크 사기가 너무 어렵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공적마스크 유통을 담당하는 지오영과 백제약품 등에 대한 특혜 논란과 함께 일선 약국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나온다.
"지오영 등 하루 마진 최소 약 2억8000만원"
이 기간 식약처가 전국 약국에 공급한 공적 마스크는 총 3738만5000장. 조달청이 마스크 생산업체에서 장당 1000원에 넘겨받아 전국 약국에 1100원에 파는데 100원의 마진을 남겼다고 가정했을 때 수치다.
지오영은 다른 13개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국 약국 2만818개에 대한 유통망의 75.5%(1만7236개ㆍ나머지 25.4%는 백제약품)를 책임진다. 이에 따라 지오영은 최소 약 28억2257만원, 백제약품은 약 9억 1393만원을 챙겼다는 논리다. 매입 단가가 900원(마진 200원)이라면 추정 수익은 2배로 늘어난다.
지오영 "마진 계산할 겨를도 없어"
지오영 등은 약국별 배송 수량에 맞춰 밤새 분류 및 재포장 작업을 한다. 이후 지오영과 컨소시엄 업체들이 각각 약국에 배송한다. 밤샘 작업에 따른 인건비와 물류비 등을 감안하면 100~200원의 마진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지오영 측은 ”조달청이 밝힌 매입 단가 900~1000원은 평균이고 그 외에 더 높은 가격대로 공급하는 업체도 있다”며 “마진이 얼마나 남는지 내부적으로 계산할 여력도 없이 공급에만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매일 인력이 얼마나 투입되는지 파악하기조차 어려운 상태”라며 “컨소시엄 참여 업체가 많다 보니 배송시간과 장소도 각각 다르다”고 밝혔다.
“공적마스크 1장당 21원 손해”
공적마스크 한장 가격인 1500원에는 부가세(10%, 장당 36원), 소득세 및 주민세(평균 38.5% 가정, 장당 140원), 카드수수료(평균 2.3%, 장당 35원)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공적마스크 매입차액인 400원에는 이런 비용 211원이 포함돼 결국 장당 189원만 남는다. 한 약국에서 하루에 공적마스크 200장을 판매할 경우 순수 소득은 3만7800원인 셈이다.
하지만 여기엔 공적마스크 판매에 따라 약사들이 직간접적으로 입는 피해는 반영되지 않았다. 약사들은 벌크 형태로 입고된 마스크를 일일이 2매씩 소분한다. 여기에 드는 시간과 인건비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라고 한다.
온종일 끊이지 않는 마스크 입고시간 문의나 마스크를 사지 못한 시민들의 ‘욕받이’가 되는 상황은 약사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부분이다. 또 약을 처방받기 위해 약국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대한약사회가 이런 기회비용까지 고려해 내부적으로 추산한 결과 약국이 공적마스크를 판매할 경우 오히려 1장당 21원씩 손해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마다 상황은 다 다르지만, 인건비와 임대료 등을 중간값으로 했을 때의 수치다.
민주, 면세 추진…정부는 신중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실질적 효과가 작고 특혜 논란이 벌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형평성 문제가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