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곳은 서울 구로구에 있는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다. 이곳은 메타엠넷플랫폼이라는 회사가 외주 형식으로 에이스손해보험의 콜센터를 운영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집단감염으로 인해 콜센터가 폐쇄되면서 에이스손해보험 본사의 대표전화 역시 차단된 상태다.
콜센터 전수조사 국민청원도
다닥다닥 붙어 앉아 밀집도 높아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다산120 콜센터 역시 마찬가지다. 건물 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하고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있지만 사람 간 거리가 좁아 감염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다산120 콜센터 관계자는 "아무래도 소규모로 방이 나뉘어 있지 않고 열려있는 공간에 여러 명이 칸막이 형태 책상에 앉아있어 (콜센터) 구조는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산120콜센터는 이번 에이스 손해보험 집단감염 발생으로 콜센터 직원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하고 소독 등 방역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는 "전체 콜센터 종사자 수는 파악이 어렵다"고 말한다. 콜센터가 대형화하며 센터 하나당 몇천명씩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KT 콜센터는 7000명에서 최대 1만명 정도가 일한다고 설명했다. 전화가 걸려오면 개별 응대를 하는데, 중간에 휴가나 경조사 등이 생겨 자리를 비우지 않으면 계속 같은 자리를 쓰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울의 한 중간 규모의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A씨는 "선거철이라 콜센터가 대목"이라며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출근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층에 100명 정도 앉아서 근무하는데 앉아서 계속 얘기하기 때문에 공기가 탁하다"고 전했다.
콜센터 구조상 밀집해 붙어앉아 있는 데다 지속적으로 전화상담이 이뤄지다 보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황에선 비말(침)이 공기 중으로 더 많이 나올 위험이 커서 상대적으로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바로 옆에 앉은 사람과 거리가 굉장히 가깝다"며 "책상이 다 붙어있고 칸막이만 올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잠시 쉬는 타이밍이나 점심시간에 서로 대화를 주고받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높다"며 "쉴 때는 물이나 커피를 마시거나 화장실에 가면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사람들과의 접촉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콜센터 전수조사" 국민청원도
청원자는 "한명이 걸리면 한 사무실이 순식간에 감염에 노출될 수 있는 데다 지하철 2호선과 1호선이 만나는 신도림역에 콜센터가 많이 있다"며 "지하철에서 한 사람만 옮아도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많은 사람이 콜센터에 종사하고 있는데 재택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백희연·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