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애지는 9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복싱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여자 페더급(57㎏) 8강전에서 인도의 사크시 차우디하리를 상대로 5-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임애지는 네 장의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페더급에서 준결승에 오르며 도쿄행을 확정지었다. 이어 열린 여자 라이트급(60㎏) 8강에서는 오연지가 호주의 안야 스트리즈먼에게 5-0 판정승을 거두며 역시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여자 복싱 2010 련던 이후 3수 끝에 경사
남자는 5위 결정전 오른 함상명만 남아
더욱 기대되는 것은 두 선수 모두 메달권 진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복싱계는 이번 예선 전부터 "도쿄에서 메달을 딴다면 남자보다는 여자 선수일 것"이라고 평했다. 오연지와 임애지 모두 세셰적인 수준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오연지는 한국 여자복싱 1세대이자 간판이다. 아시아선수권을 두 번이나 우승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복싱은 아시아가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해 11월 열린 세계선수권에선 동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올림픽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2012 런던 때는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고, 2016년에는 지역 예선에서 편파 판정 논란 속에 패했다. 임애지는 2017년 세계여자유스복싱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유망주다.
한편 남자 선수들은 8명 중 7명이 탈락했다. 8강에 오른 선수는 남자 페더급의 함상명(성남시청)이 유일했다.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했던 함상명은 준준결승에서 무함마드 알와디(요르단)에게 졌다. 함상명은 5위에게 걸린 마지막 한 장을 위해 순위결정전에 나선다. 한국 남자 복싱은 1948년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이래 한 번도 본선(1980 모스크바 올림픽 제외)에 가지 못한 적이 없다. 아직까지 도쿄행 길이 막힌 건 아니다. 5월13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예선에서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