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이청용(32·울산 현대)이, K리그 동반 복귀가 무산된 기성용(31·마요르카)을 안타까워했다.
이청용, 울산 현대 입단 기자회견
기성용과 K리그 함께 못뛰어 아쉬워해
이청용과 기성용은 2006~09년 FC서울에서 함께 뛴 절친이다. 올겨울 둘 다 우선협상권이 있는 친정팀 서울 복귀를 타진했다. 하지만 기성용은 지난달 25일 스페인 마요르카에 입단했다. 독일 VfL 보훔에서 뛰던 이청용은 지난 3일 울산과 3년 계약(연봉 10억원 이상)을 맺었다. 서울이 ‘쌍용’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이청용은 “프로생활을 시작한 서울은 제가 가장 애정을 갖고 있는 팀 중 하나다.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고 그 마음이 변하는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중간중간 그의 발언에서는 서운함이 묻어나왔다. 이청용은 “처음 국내에 들어오려했을 때 서울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가 꼭 가고 싶다고해서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서로의 입장 차이가 있었고. 서로 결과를 존중해줬고, 울산에서 더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청용은 2009년 서울을 떠날 때 계약서에 ‘K리그 타팀 이적 시 위약금’ 조항을 넣었고, 금액은 6억원으로 알려졌다. 서울은 위약금을 이청용에게 개별청구하거나 민사소송을 진행해야한다. 이청용은 위약금에 대해 “이 자리에서 모든걸 말씀드릴 순 없다. 추후 서울과 협의하겠다. 국내팬들 앞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한국최고의 구단 중 하나인 서울도 이해해줄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아쉬워하는 서울팬들에 대해 “서울은 제가 굉장히 사랑하는 팀이기 떄문에, 좋은 성적을 내고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성용과 구자철(31·알 가라파)은 지난 1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지만, 이청용은 아직 태극마크를 반납하지 않았음을 알렸다. 이청용은 “대표팀은 특별한 자리다. 매경기 최선을 다한다면 기회가 주어질거고, 간다면 좋은 경기력으로 월드컵 본선진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기자회견 분위기도 바꿔놓았다. 70여명의 취재진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체크를 해야 입장이 가능했다. 통과한 취재진은 옷에 하얀색 스티커를 붙여줬다. 기자들은 질문도 마스크를 쓰고 했다. 이청용은 “코로나가 사라져서 하루빨리 경기장에서 팬들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