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16대책 후폭풍과 코로나19 여파로 전세 물건이 줄고 가격도 뛰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안내판. [연합뉴스]
판교로뎀 공인중개사무소의 임좌배 사장은 “(기존 세입자가) 나중에 오라고 거절해서 집 구경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집을 보지 말고 평면도나 사진을 보고 계약하라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12·16 뒤 강남·수원·용인 전세 급등
“집 사기 힘들다” 전세 수요 늘어
보유세 떠넘기는 반전세도 증가
코로나 걱정에 “집 구경은 안돼”
봄 이사철 전세 수요자만 몸살
서울 아파트 전셋값 들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개포래미안블레스티지 84㎡형 전세는 두 달 만에 3억원이 올랐다. 지난해 12월 12억원에서 최근 15억원까지 뛰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헬리오시티 84㎡형은 10억5000만원에 전세 매물이 나온다. 이달 초만 해도 9억원 선이었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현대 3단지 84㎡형도 최근 한 달 새 8000만원 올라 7억원에 매물이 나온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전셋값은 전달보다 0.43% 올랐다.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0.95% 상승했고 양천(0.98%)·동작구(0.61%)도 비교적 상승 폭이 컸다. 경기도에선 용인·수원 지역의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정부가 각종 규제로 서울 강남권 집값을 누르자 ‘풍선효과’로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의 집값이 크게 뛴 영향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두 달간 전셋값 상승률은 서울 강남구가 2.6%, 경기도 수원 영통구는 2.8%였다. 같은 기간 경기도 용인 수지구의 전셋값은 3.8% 올랐다.
12·16 대책 전후 전셋값 얼마나 올랐나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준전세가격지수 상승률은 0.37%였다. 2015년 11월 이후 4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서울 강남구의 상승 폭(1.09%)이 가장 컸다. 판교로뎀의 임 사장은 “주택 거래가 이뤄져야 전세 매물도 나올 수 있다”며 “대출을 묶어 주택 매매를 옥죄니 결국 집주인도 세입자도 득을 보는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세난을 해소할 수 있는 새 아파트 입주 물량도 지난해보다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4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8만352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줄었다. 서울 등 수도권은 4만5984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1523가구(20%) 적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장은 “주택시장 규제 후폭풍으로 전세 물건이 줄어든 데다 코로나19로 집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전세 수요자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