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는 25일 인스타그램으로 "32번 확진자가 방문했다는 곳에 대해 알려진 정보는 거짓이고 확진자는 2009년생 여자"라고 발표했다. 방문 장소가 잘못 알려져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생긴 데 따른 것이다. 대구시는 또 인스타그램 계정도 적극 활용한다. 코로나19 관련 시장 브리핑이 끝나면 즉시 인스타그램으로 공문을 스캔해서 올리기도 하고, 잘못된 정보가 돌면 인스타그램으로 정정·해명하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한다.
이런 SNS를 통한 정보 확산은 '인포데믹'을 차단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 확산(epidemic)의 합성어인 인포데믹은 잘못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확산되면서 사회에 피해를 끼친다는 뜻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인포데믹'(정보감염)을 경고했다. 25억명이 쓰는 글로벌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그 피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범수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정부, 공공기관이 고시(告示)나 홈페이지로 정보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많이 모인 미디어·플랫폼으로 소통하는 것은 좋은 사례"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가짜뉴스가 아닌 올바른 정보를 유통하기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미디어와 시민들이 함께 자정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대전맛집'(팔로워 21만명)과 '망원동 좋아요'(팔로워 3만명)에서는 시중에 떠도는 확진자 정보가 사실인지 여부를 네티즌들이 직접 확인하며 불안을 차단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이 아니면 믿지말라"는 글도 공지로 띄운다.
페이스북에서는 어려움에 처한 농민,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한 움직임도 있다. 경북 포항에선 26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 14명이 확인됐다. 페이스북 '포항 맛집' 페이지(팔로워 6만명)에서는 25일 느타리 버섯 농장 소식을 전했다. 이 농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급식, 납품이 중단되면서 판로가 막혔다. 대신 온라인 소비자들에게 기존의 절반 가격으로 느타리버섯을 판매한다. 페이지 운영자는 "코로나로 처리하지 못한 식재료 소진을 도와주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도 페이스북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술을 공유하기 위해 뭉쳤다. 이순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는 22일 'ICT특공대@코로나19'라는 페이지를 만들었다. 이 페이지에서는 ▶대기자 간 전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동차 선별 진료소 ▶자동으로 체온 측정이 가능한 이어플러그형 체온계 등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