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교실·마을카페·전통주 공장…정부서 마을기업 키운다

중앙일보

입력 2020.02.2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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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 전통주, 배·도라지즙….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이 생산을 준비하는 특산물이다. 특산물의 생산과 판매를 위한 ‘마을기업’ 설립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난해 1월 면장을 ‘외부 개방형’으로 선발했다. 마을기업 운영 경험이 있는 신길호 면장이 부임하게 된 이유다.

최대 1억 지원…주민 70% 참여해야
지역 특산물, 서울은 아파트 중심

성과는 속속 나타나고 있다. 낙안면에서도 20여 가구밖에 안 되는 가장 작은 산골 마을인 화목마을은 주민 13명이 전통주 공장을 세웠다. 전통주 생산과 판매를 위한 허가는 지난해 12월에 따냈다. 신 면장은 “하루에 버스가 네 번밖에 안 다니는 화목마을에서 낙안읍성 전통주를 만드는 기업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전국의 마을기업은 총 1592개다. 전국 읍·면·동이 3510개인 점을 고려하면 마을 두 곳 당 기업 하나가 생겨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행안부는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마을기업’을 읍·면 단위별로 5~10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라남도, 경상북도, 순천시와 의성군과 업무협약도 맺었다.
 
행안부는 2022년까지 3년간 자생 가능한 수익모델을 갖춘 주민 공동체를 예비 마을기업으로 지정해 총 12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면 시설투자 등에 최대 1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마을기업이 되려면 지역 주민이 70% 이상 참여해야 한다.  


권경수 행안부 지역공동체과 팀장은 “올해는 순천시와 의성군을 지역특화형 마을기업 시범 지역으로 선정해 15개 마을기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읍·면 지역에서 특산물 중심의 지역특화형 마을기업이 싹을 틔우고 있다면, 서울에선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같이살림 프로젝트’를 통해 아파트 주민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기업 설립을 지원하고 있다.
 
아파트 내 도서관을 활용한 돌봄 교실, 마을 카페 등을 통해 주민이 생활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