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이 체급 선수는 한 명. 2016년 리우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안바울(26·세계 13위)과 신흥 강자 김임환(27·6위)이 뜨겁게 경쟁하고 있다. 둘 다 올림픽 출전 자격(18위 이내)은 갖췄다. 선수층이 얇은 한국 유도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선수 둘이 같은 체급인 건 드문 일이다.
유도 남자 66㎏급 태극마크 경쟁
안, 일인자였지만 징계로 하락세
김, 세계선수권 은메달로 급성장
지금의 경쟁은 그때보다 더 치열하다. 2년 전까지는 안바울이 압도했다. 리우올림픽 당시 세계 1위였던 그는 올림픽 은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 약점이 없었다. 그러나 병역특례 봉사활동 증빙서류 허위 제출로 2년6개월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고, 하락세를 보였다.
굳어지던 판세는 최근 요동쳤다. 안바울이 텔아비브 그랑프리(1월 23일)와 파리 그랜드슬램(9일)에서 우승하면서다. 특히 파리에선 결승전에서 김임환(반칙승)을 제압했다. 한때 3000점 이상이던 김임환(3801점)과 안바울(3121점)의 격차는 680점까지 좁혀졌다. 국제대회 우승 한 번이면 뒤집힌다.
대한유도회는 다음 달 23~24일 대표 최종선발전이 끝나면 선발전 결과와 국제대회 성적, 랭킹을 토대로 올림픽 출전자를 정한다. 남은 대회는 앞으로 세 개. 안바울은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눈치싸움을 시작했다. 김임환과 달리, 안바울은 당초 출전키로 했던 뒤셀도르프 그랜드슬램에 나가지 않는다. 갈비뼈 부상 때문이다. 대신 다음 달 라바트 그랑프리에 참가한다. 강호들이 많이 출전하는 대회를 피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안바울의 경우 선발전은 해볼 만하다. 다만 국제대회 성적이 관건이다. 김임환의 소속팀인 한국마사회 이경근 감독은 “임환이는 바울이와 다섯 번 붙어 한 번 이겼다”고 말했다. 둘은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안바울은 세계 최강 일본처럼 기술 유도를 한다. 주특기는 양팔 업어치기. 반면, 김임환은 일본에서 배웠지만, 한국식 ‘힘의 유도’를 한다. 오른쪽 안다리걸기가 특기다. 금호연 대표팀 감독은 “임환이는 평소 73㎏을 유지해, 3㎏만 감량하는 바울이보다 힘이 좋다. 다만 경험 많은 바울이의 노련함과 기술을 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선수 각오는 명료했다. “끝까지 하겠다.”(안바울) “최선을 다하겠다.”(김임환)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