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안구는 안양시 내에서도 집값이 싼 편이다. 만안구 안양동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 59㎡형(이하 전용면적)은 이달 19일 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안양동과 맞닿아 있는 동안구 평촌더샵센트럴시티 59㎡형(2016년 입주)은 지난달 8억원에 거래됐다. 김 대표는 “만안구 일대는 2018년 9·13 대책 이후 집값이 1억원 가까이 떨어졌다가 이제 회복했다”며 “대출이 강화되면 자금력 있는 다주택자가 아니라 서민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19번째 부동산 대책 시장 반응
경기 남부 일단 숨고르기 유력
가격조정까지 이어지진 않을 듯
규제 덜한 곳 제2 풍선효과 우려
오산 1월 거래, 작년 전체의 1.5배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롭게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수원 3구(권선·영통·장안)와 안양 만안구, 의왕시 등 경기도 남부지역 집값은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대출 규제 강화로 갭투자를 비롯해 매수 대기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수원·용인 일대 아파트값 급등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단기적으로 급등했던 호가가 숨을 고르거나 거래량은 감소할 수 있지만, 가격 조정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미 조정지역으로 묶였던 수원 팔달구나 용인 수지가 연초부터 꾸준하게 아파트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부의 핀셋 규제가 제2, 제3 풍선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대책의 불씨는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고강도 부동산대책이다. 서울 고가 단지를 타깃으로 대출을 죄고 보유세를 강화하자 규제가 덜한 경기도 일부 지역의 집값이 급등했다.
12·16 대책 뒤 영통 7%, 수지 5% 뛰어
풍선효과는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이달 10일까지 수원 권선구와 영통구 아파트값(주간 기준)은 7% 이상 급등했고 용인 수지구는 5%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강남구 단지가 하락세로 방향을 튼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다.
이번 주 부동산 추가 규제가 예고되자 부동산 관련 카페에서는 ‘오동평(오산·동탄·평택)’, 남산광(남양주·산본·광명) 등 경기도 지역을 묶은 풍선효과 후보지 찾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유동자금 흡수할 투자처 발굴해야”
발 빠른 투자자는 이미 집값이 급등한 수용성 인근의 경기도 오산, 동탄 등지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200여 건이었던 오산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1월 337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동탄신도시가 들어선 화성시는 2558건 거래됐다. 최근 2년간 월별 거래량 중 가장 많았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집값이 오른 뒤에야 규제책이 나오면 자금(수요)은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수차례 규제에도 집값이 오르는 정확한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함영진 랩장은 “공급에 대한 불안 심리를 해소할 수 있도록 재건축·재개발 등 대도시 정비사업과 함께 시중에 넘치는 유동자금이 아파트 외에 펀드 등 간접 투자 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게 다양한 투자처를 발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염지현·최현주 기자 yj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