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국내 최대 반도체 산업 전시회인 '세미콘 코리아'가 취소된 가운데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전광판에 오늘의 전시일정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다만 주요국의 강력한 이동 규제와 상대적으로 낮은 치사율, 중국을 제외한 낮은 감염도 등을 고려할 때 전 세계적인 대량 확산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도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은 사스 사태보다 훨씬 클 것이란 분석이다. 2003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중국의 비중은 4.3%에 불과했지만 2019년엔 15.9%로 확대됐다. 중국의 해외 관광 지출도 같은 기간 154억 달러에서 2765억 달러로 급증했다.
국내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다. 김영준 산업분석팀장은 “한국 수출(홍콩 포함)과 입국 관광객의 대중 의존도는 30%를 상회한다”며 “관광객 축소, 중국 내수 위축, 글로벌 가치사슬 약화 등의 경로로 우리 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산업으로 유통업을 지목했다. 임시 휴업 매장의 매출 손실, 해외 입출국객 감소와 중국 소비 위축 등으로 인한 면세점 부진, 집합 시설 기피로 인한 대형마트·전통시장의 영업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문태 수석연구원은 “점포당 매출액이 크고, 해외 입출국객 변화에 민감한 면세점의 타격이 특히 클 것”이라며 “최근 고성장이 외국인 매출 급증에 따른 것임을 고려할 때 큰 폭의 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항공업 역시 전체 국제선 노선(여객 수)의 20%를 차지하는 중국 노선의 운항 중단 및 감편으로 인해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국 공장 가동 중단으로 화물 물동량도 줄어들 게 확실하다.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국내 공장이 휴업에 들어간 자동차를 제외하면 아직 제조업은 직접적인 충격을 받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태가 길어지면 부품 및 소재 조달과 물류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중국 수입 수요 위축에 따라 전자기기·기계·화학 등 주요 제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안혜영 연구위원은 “중국발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부품 및 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 수입선을 확보하는 등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