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표적 건기식인 비타민C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오픈마켓 티몬에선 2월 1~10일 비타민C 제품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16% 늘었고, 위메프와 G마켓에서도 같은 기간 각각 222%, 64%의 증가율을 보였다.
국내 비타민C 1000㎎ 시장을 80% 가까이 점유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려은단 제품에 대한 수요가 두드러진다. 이달 티몬에서 판매된 비타민C 제품군 중 절반 이상이 고려은단 제품(54%)이었다. 이 기간 티몬에서 고려은단의 매출 증가율은 309%였다. 다른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이 생산·판매하는 비타민C 제품도 판매량이 평소의 2배 수준이다.
“중국 주문 너무 많아 거절”
업계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선 공장이 상당수 중단돼 생산 자체가 어려워진 데다 비타민 제조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국산을 선호하기 때문에 중국 수요의 상당분이 한국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한 건강기능식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한국 제품을 좋아해 일부러 한글 라벨을 중국어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중국에 수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중국 대형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에 국내 건강기능식품 업체로는 정관장에 이어 두 번째로 입점한 비타민하우스 측은 “코로나 사태 이후 다른 영양제보다 비타민C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공장을 최대한 가동하고 있지만, 발주가 너무 많이 들어오고 있어 주문을 모두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은단 측도 “바이어 상담이 예전엔 일주일에 한두 건 정도였다면 지난주부터 일주일간 하루 30통 이상 쏟아지고 있다”며 “미리 입금해놓고 나중에 물품을 보내달라는 업체들도 있다”고 했다.
“확보한 몇 달치 원료 바닥날 수도”
영국산 원료만 쓰는 고려은단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고려은단은 아예 제품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나섰다. 기존에는 마니아 층이 많은 제품 특성상 대용량(300정, 600정, 720정)이 매출의 90%를 차지했지만, 소용량(60정, 120정, 180정) 매출 비중을 4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고려은단 관계자는 “확보해놓은 몇 달 치 원료가 빨리 떨어질까봐 소용량 위주 생산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