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어 “난 그(봉준호)의 모든 것이 좋다. 그의 웃음, 독특한 머리 스타일, 걸음걸이와 패션 모두 좋다”면서 “그가 연출하는 모든 것들, 그중에서도 특히 그의 유머 감각을 좋아한다”라고도 했다.
'기생충' 북미 마케팅에 CJ 100억 썼다
4000만 달러라는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설국열차’는 촬영을 앞두고 해외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제작비 전액을 책임지기로 하면서 제작 지원에 나서 영화가 만들어졌다.
업계에선 CJ그룹 남매(이재현 회장, 이미경 부회장)의 투자와 지원이 없었다면 '기생충'의 쾌거 달성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적자를 감수하면서 문화 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간 남매의 뚝심이 결실을 맺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봉 감독은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대단한 모험, 많은 예술가를 지원해준 CJ식구에 감사드린다”고 황금종려상 수상 소식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황금종려상 수상 소식을 보고받은 이 회장은 “지난 25년간의 투자가 헛되지 않았다”면서 “기생충이 전 세계에 한국 영화의 위상과 가치를 알리고 문화로 국격을 높였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CJ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캠페인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CJ는 북미에서 기생충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마케팅 비용으로 100억원가량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카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8000여명의 투표를 통해 후보작 및 수상작을 선정하기 때문이다.
포천, '기생충'과 이 부회장의 인연 소개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인 2014년 타의에 의해 국내 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미국 생활을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해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계속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미국의 경제 매거진 포천은 ‘기생충’과 이 부회장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영화의 최대 재정적 후원자는 한국 최대 재벌가의 일원인 미키 리(이 부회장의 영어 이름)”라며 “삼성그룹 창업자의 손녀이며 CJ는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해 탄생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또 “CJ가 ‘기생충’과 봉 감독을 후원한 것은 일상적인 것”이라며 “미키 리는 특히 영화인을 비롯한 예술가를 지원해 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CJ그룹은 1995년 영화를 시작으로 문화 산업에 뛰어들었다. 97년 ‘인샬라’ 이후 지금까지 300편이 넘는 한국 영화에 투자했으며 투자 배급사로 한국 영화 산업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CJ그룹이 문화 산업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7조 5000억원 규모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