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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휩쓴 봉준호 “트로피 톱으로 잘라 5개 나누고싶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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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미국 현지시간)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3관왕에 올랐다. 사진은 각본상에 호명된 순간 객석의 환호에 화답하는 모습이다. [AP=연합뉴스]

9일(미국 현지시간)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3관왕에 올랐다. 사진은 각본상에 호명된 순간 객석의 환호에 화답하는 모습이다. [AP=연합뉴스]

‘기생충’이 아카데미 감독상을 차지하며 각본상, 국제영화상 이어 3관왕에 올랐다.

'기생충'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 #역대 아시아 감독 2번째…3관왕

"국제영화상 수상하고 내 할일은 끝났구나 했는데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어렸을 때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었는데 영화 공부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 말을 한 것이 누구였냐면 책에서 읽은 것이었는데 그 말은 마틴 스코세지 것이에요. 일단 제가 학교에서 마틴 영화를 보면서 공부했던 사람인데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인데 이 상을 받을 줄은 정말 몰랐고요. 그리고 같이 후보에 오른 분들도 모두 멋진 감독들인데 이 트로피를 오스카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다섯개로 잘라서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9일 저녁(현지시간)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이다. 아시아계의 감독상 수상도 대만 감독 이안에 더해 봉 감독이 단 두 명째다. 이안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라이프 오브 파이’로 두 차례 감독상을 받았다.

‘기생충’은 당초 감독상에 가장 유력하게 점쳐졌던 샘 멘데스 감독의 제1차 세계대전 영화 ‘1917’도 제쳤다. 멘데스 감독은 데뷔작 ‘아메리칸 뷰티’로 2001년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각본상‧남우주연상(케빈 스페이시)‧촬영상 5부문 수상하는 기염을 토한 데 더해 19년 만에 다시 트로피를 노렸다.

‘1917’은 할리우드에 영향력이 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세운 앰블린파트너스가 제작한 데다 앞서 골든글로브 작품상‧감독상 2관왕,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7관왕에 올라 올해 가장 막강한 후보로 주목받았다. 게다가 시대극·실화 바탕 영화에 우호적인 아카데미 수상 경향과도 맞아 떨어져 수상 예측 사이트 골드더비 등에서 감독상 수상 가능성 1위로 점쳤지만, ‘기생충’이 예상을 뒤집고 파란을 일으켰다.

9일(미국 현지시간) '기생충' 출연진이 레드카펫에서 셀카를 찍고 있다. 국제영화상 수상 무대에서 봉준호 감독은 배우들을 호명해 일으켜서 객석의 박수갈채까지 이끌어냈다. [로이터=연합뉴스]

9일(미국 현지시간) '기생충' 출연진이 레드카펫에서 셀카를 찍고 있다. 국제영화상 수상 무대에서 봉준호 감독은 배우들을 호명해 일으켜서 객석의 박수갈채까지 이끌어냈다. [로이터=연합뉴스]

봉 감독은 감독상에선 ‘아이리시맨’으로 9번째 후보에 오른 노장 마틴 스코시즈 감독도 제쳤다. 스코시즈 감독은 1981년 ‘성난 황소’를 시작으로 이번에 9번째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감독상 수상은 2007년 ‘디파티드’가 유일하다.

왼쪽부터 '기생충' 배우 박소담과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 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왼쪽부터 '기생충' 배우 박소담과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 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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