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체육회장 박원하, 경기 이원성
지방 체육행정에 큰 영향력 발휘
체육회장은 무보수직이다. 대다수 후보는 기업체를 운영하거나 다른 직업이 있다. 대신 사무처장을 뽑고 지방체육회 예산 집행과 채용 등에 관여한다. 지방 체육 행정에 있어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올해 하반기에 예정된 대한체육회장 선거의 투표권도 갖고 있다.
지방자치 단체장이 체육회장을 맡지 못 하게 한 근본 취지는 스포츠와 정치의 분리다. 그동안 체육 단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많았기에 이를 막으려는 의도다. 하지만 이번 선거 과정에도 현직 지자체장들이 직·간접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체육 단체운영비 중 약 80%가 지자체 보조금이다. 체육시설물 역시 지자체가 관리하거나 감독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후보들이 서로 지자체장과 친분을 내세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시·군·구 체육회장과 종목별 연맹 대표로 구성된 대의원들도 ‘누가 더 지자체장과 가까운가’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편중된 선거인단 구성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번 투표 선거인단은 경기단체 회장과 대의원, 시·군 체육회 회장과 대의원 등으로 구성됐다. 생활체육 관계자들의 비중이 높다. 반면 엘리트 체육 관계자들은 투표권이 많지 않다. 특히 선수와 지도자들은 배제돼 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에는 선수와 지도자·심판 등 경기인들도 참여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따로 선수위원을 뽑기도 한다. 국가대표 선수 A씨는 “체육회장 선거가 열리는 줄도 몰랐다. 가뜩이나 엘리트 스포츠에 대한 지원이 적어지고, 소외당하는 느낌인데 더욱 입지가 좁아지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