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윤석열 검찰에 대단히 불만"… ‘하명수사’ 특검 요구

중앙일보

입력 2019.12.18 12:10

수정 2019.12.1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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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 더불어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설훈 위원장은 "검찰 수사에 불만이 대단히 많다"며, '청와대 하명수사'논란과 관련해서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특위가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리첩보 수사와 관련해 특검을 추진하기로 했다. '울산사건'으로 통칭되는 김 전 시장 비리첩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고래고기 사건 등 3건을 특검을 통해 규명하자는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에 대한 불신과 불만에서다.
 
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특위는 18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갖고 울산사건 특검 추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위 위원장인 설훈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울산사건 등에 대해 특검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결정사항을 최고위에 건의해 당이 특검을 추진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설 최고위원은 "(울산사건에 대해) 민주당은 자신이 있을 뿐만 아니라 검찰이 그동안 공정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며 "최종적으로 최고위 논의과정이 남아있어서 결과를 봐야겠지만 (당론으로)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르면 20일 최고위에서 특검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설 최고위원은 이날 검찰이 국무총리 비서실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설 최고위원은 “시점이 아주 묘하다”며 “어제(17일) 정세균 총리 후보자 지명 발표가 있었고 오늘 잇따라 압수수색했다. 오비이락이길 바란다”고 했다.


설 최고위원은 앞서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김 전 시장 비리첩보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 "(지역)토착비리에 대한 수사인데 이 수사를 갖다 (검찰이) 하명수사라고 몰아치면 이건 검찰이 프레임을 짜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 최고위원은 또 윤 총장의 수사지휘에 대해서도 "(불만이) 대단히 많다"며 곧 항의방문할 뜻을 밝혔다. 그는 "준비과정으로서 대검 차장과 지난번에 만나자고 약속을 했고 차장은 공개적으로 못 나오겠다고 했기 때문에 비공개적으로 만나자고 했다"며 "(대검 차장을) 비공개적으로 만나고 난 뒤에 그 결과를 가지고 (윤석열) 총장을 만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회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사건' 등 공정수사 촉구 간담회에서 설훈 위원장이 심규명 위원 및 이상민 의원과 머리를 맞댄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지난 1일부터 '형사사건 공개 금지' 규정이 시행되고 있지만 피의사실 공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설 최고위원은 "아무리 우리가 얘기해도 (검찰이) 듣질 않고 약속도 지키지 않는다. 도대체 (검찰을) 신뢰하기가 힘들다"며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당에) 검찰공정수사촉구특위를 만들었던 건데 피의사실 공표를 하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하고 검찰 측에서도 안 하겠다고 얘기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선 법적으로 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명수사 의혹에 대해 수사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여권은 고심하는 모양새다. 검찰이 확보한 '송병기 업무 일지'에 청와대의 관여 정황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에 대해 설 최고위원은 "그 부분은 수사가 진행돼야 될 텐데 경찰 측 주장과 검찰 측 주장이 서로 다를 수 있다"며 "달라서 이런 상황이 특검으로 가자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