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천의 담화는 이날 국방과학원 대변인이 “2019년 12월 13일 22시41분부터 48분까지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중대한 시험이 또다시 진행됐다.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는 데 적용될 것”이라고 공개한 데 이어 나왔다. 앞서 7일 연소시험을 한 차례 했던 동창리(서해위성발사장)에서 엿새 만에 ‘7분간 중대한 시험’을 한 뒤 전략핵에 대응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무기’를 개발한다는 발표다
2017년엔 2분…다단 추진체 가능성
북 총참모장 “또다른 전략무기 개발”
엔진 아닌 재진입체 기술 시험설
일각선 “사실상 신형 ICBM 예고”
2017년 11월 북한의 화성-15형 시험 당시 발사부터 1단 추진체가 분리되기까지 2분여인 127초가량이 소요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3단 추진체의 엔진은 껐다 켜기가 가능해 1단보다 지속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북한이 다단 추진체 시험을 했다면 궤도 정밀성을 향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엔진을 껐다 켜면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며 “여기에 발사체의 노즐 기술을 더해 비행 궤도를 정밀하게 제어하고 탄두를 표적에 정확히 떨어뜨리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추진체 연소시험의 또 다른 목표는 추진력 증강이다. 추진력을 높여야 탄두 적재물의 중량을 늘릴 수 있다. 즉 핵탄두 소형화와 ICBM 추진력 증강이 결합하면 다탄두 ICBM 개발이 가능해진다.
일각에선 이번 시험이 엔진 시험이 아닌 재진입체(RV·Reentry Vehicle) 기술 시험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국제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지난 14일 트위터에 “7분은 모터 연소보다는 RV 시험처럼 보인다”고 썼다. ICBM은 대기권 재진입 때 고열과 압력을 견디는 게 관건인데, 북한이 아직 해당 기술을 완벽하게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엔진 시험이건, 재진입 시험이건 모두 ICBM의 타격력을 높이는 만큼 북한은 ‘또 다른 전략무기’를 거론해 신형 ICBM 도발을 예고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 발사체 능력을 토대로 군사적 자산인 정찰위성부터 먼저 띄울 수 있다고 전망한다. 반면에 앤킷 판다 외교전문지 디플로맷 편집장은 “이번 시험은 표면적으로는 덜 도발적으로 보이는 우주발사체 발사와 매우 도발적인 ICBM 발사 가운데 후자 쪽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마음이 기울고 있다는 추가적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