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 끝에 지난달 28일 열린 제18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결선에서 1위를 차지한 박민욱(33) 파크하얏트 부산 소믈리에의 얘기다. 프랑스 농식품부가 주최하고 소펙사 코리아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국내 대표적인 소믈리에 대회로 꼽힌다. 박 소믈리에는 이 대회에서 2017년에 3위, 2018년에 2위를 했다.
박민욱 파크하얏트 부산 소믈리에
삼수끝에 ‘제18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1위
2010년 바리스타하다 와인에 눈떠
5년간 공부…소믈리에 자격증 3개
2016년부터 각종 대회 수상하며 두각
하루 3시간 잠을 자면서 대회를 준비했다는 박 소믈리에는 “일할 때도 대회라 생각하고 시간에 맞춰 칵테일과 와인 서비스를 하고, 동료나 손님이 와인 관련 질문을 하면 심사위원에게 답하는 것처럼 설명했다”며 “평소 하던 대로 대회에 임하자 생각했던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와인 블라인드 감별 과제에서 5종 와인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서 두 번째 위기를 느꼈다. 하지만 8명의 고객에서 와인 서빙을 하다 돌발 상황으로 맥주를 찾는 고객에게 제한시간 내에 서빙하는 데 성공하는 등 다른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1위를 했다.
박 소믈리에가 와인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2010년. 바리스타로 취직한 레스토랑 ‘루꼴라스 키친’에서 소믈리에 출신 사장이 그의 재능을 알아보면서다. 그는 “맛 감별력도 뛰어나니 소믈리에에 도전하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음료문화학을 전공한 그는 소믈리에가 발전 가능성이 더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
잠을 줄여가며 공부한 결과 2015년부터 2년에 걸쳐 소믈리에 자격증 3개(FWS, CMS, WSET)를 취득했다. 2016년 ‘제3회 국제 영 소믈리에 대회 국가 대표 선발전’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박 소믈리에는 “맛있는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마시며 행복해하는 손님의 표정을 보면 피로가 싹 사라진다”며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눠줄 수 있는 이 직업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2월 중국 상해에서 열리는 ‘제5회 아시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그는 “대회에서 쌓은 노하우를 후배에게 나눠주고 호텔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상해 대회가 끝나면 와인 사는 데 돈 좀 덜 쓰고 월급을 모아 보려고요. 저도 장가가야죠”라고 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