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잡을 때마다 원숭이 소리…발로텔리, 관중석으로 공 걷어차

중앙일보

입력 2019.11.04 22:58

수정 2019.11.0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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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발로텔리가 3일(현지시간) 베로나와의 경기 중 일부 관중들의 인종차별적 구호가 이어지자 분노를 표출했다.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마리오 발로텔리(29·브레시아)가 인종차별적 구호에 분노했다.
 
발로텔리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열린 2019-2020 세리에A 엘라스 베로나와의 원정경기에서 홈팬들의 인종차별적 구호에 분노해 관중석을 향해 공을 걷어찼다.
 
일부 베로나 팬들은 이날 경기 중 발로텔리가 공을 잡을 때마다 원숭이 울음소리를 흉내 낸 구호를 외치며 그를 자극했다.
 
경기 내내 인종차별적 구호를 견디며 뛰던 발로텔리는 후반 9분 화를 참지 못하고 관중석을 향해 공을 날려 보냈다.


이로 인해 경기는 4분 정도 중단됐고 동료 선수들과 상대 팀 선수들이 발로텔리를 진정시켰다.
 
장내 아나운서는 인종차별 구호를 지속할 경우 규정에 따라 경기가 취소될 수 있다는 방송을 내보냈다.
 
이후 경기는 속개됐고 발로텔리가 후반 40분 만회골을 터뜨렸으나 팀은 2대 1로 패했다.
 
아프리카 가나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발로텔리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인종차별의 표적이 된 바 있다.
 
발로텔리는 경기 후 인스타그램에 이날 경기 영상을 게재한 뒤 “경기장 안팎에서 연대의 목소리를 보내준 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면서도 “원숭이 울음소리를 낸 사람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속팀 브레시아는 팀 성명을 통해 베로나 팬들의 인종차별적 행태를 규탄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