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8월 21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기 위해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변선구 기자
AP통신은 이날 인선 과정에 정통한 국무부 관리 두 명을 인용해 "백악관이 수일 내 비건 대표를 후임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이번 주 내 지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9월 후임 러시아 대사로 지명된 존 설리번 부장관의 상원 인준 청문회 일정이 이번 주 30일로 잡히면서 국무부 이인자 자리를 오래 비우지 않기 위해 지명을 서두를 것이란 뜻이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AP 보도에 대한 즉각적인 확인을 거부했지만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AP통신 국무부 관리 인용 "특별대표직 유지"
"김명길 대사 의전 문제, 최선희 상대 적격"
폼페이오 내년 상원 출마시 국무장관 대행
비건 대표는 8월 말 서울을 방문해 "북한과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는 데 집중하고 싶다. 이 중요한 임무에 전념해 결과를 낼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비건 부장관으로서 협상 대표를 겸직할 경우 북한 협상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특별대표와 직급이 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앤킷판다 외교전문지 디플로맷 편집장은 앞서 트위터에서 "비건이 부장관이 부임하면 김명길 대사와 협상을 하기엔 그의 직급에 따른 의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보다 적합한 상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위 소식통은 "비건 대표의 부장관 승진은 북핵 협상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반 이슈들에 정통한 인사가 최고위직에 오르는 것이기 때문에 한미동맹과 한국 정부와 관계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의 부장관 지명에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이 하나 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거듭 부인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지도부로부터 내년 고향 캔자스주 상원의원 출마 압박에 거세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럴 경우 국무부 장관 대행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란 의미다.
폼페이오 장관은 올해 들어 네 번째 고향 캔자스를 지난주 방문했다. 그는 지난 25일 고향 위치타에서 공화당 큰 손 후원자인 억만장자 찰스 코흐와 내년 선거를 논의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하기도 했다. 현역인 공화당 팻 로버츠 상원의원 내년 불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한 상황이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