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스타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문구입니다. 다이어트 보조 식품의 광고인데, 정말 이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과연 어떻게 운동도 안 하고 식사 조절도 없이 뱃살을 뺄 수 있다는 건지, 정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다이어트 약인가, 변비약인가
만약 다이어트 효과를 내세우는 건강기능식품 또는 다이어트 보조제가 '먹고 싶은 음식을 다 먹어도 뱃살이 빠진다' '운동 안 해도 허리가 들어간다'는 식의 광고를 한다면, 이건 함유 성분을 꼼꼼히 따져봐야만 합니다. 살이 빠지려면, 음식을 적게 먹고 운동을 많이 해 기초대사량을 늘려야 한다는 건 이미 상식처럼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음식도 많이 먹고 운동도 안 하는데 뱃살이 쏙 빠지다니요.
여기서 주목할 것은 '뱃살'입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데 뱃살이 빠진다면, 여기엔 배변을 돕는 성분이 들어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대표적인 성분이 바로 '차전자' '차전자피' 입니다. 특히 차전자피 식이섬유는 변비 치료제로 유명한 ‘아락실(과립형)’ 등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팽창성 하제죠. 팽창성 하제란 수분과 만나면 장 내용물이 불어나는 작용을 해 대장운동과 배변을 돕는 성분입니다. 이 약을 먹고 물을 많이 마시면 몇 시간 뒤 화장실에 가 장을 비우게 되지요.
최근 SNS에서 다이어트 효과가 좋다고 입소문이 난 ‘OO 3일’이란 건강기능식품도 이 차전자피 식이섬유가 주성분입니다. 트로트 가수 송가인이 방송에서 먹어 유명해졌는데, 이 제품의 후기들은 대부분 “아침저녁으로 화장실을 간다”는 식입니다. 따져보면 변비 치료제의 효과가 제대로 난다는 의미인데, 사람들은 여기서 '살이 빠졌다'는 것에만 집중해 안타깝습니다.
식욕 억제 성분, 요요 위험 높을 수밖에
이 두 성분 모두 복용을 중단하면 바로 다시 살이 찌는 요요가 올 확률이 높습니다. 배변 활동을 좋게 만들어 체중을 줄이고, 식욕을 일시적으로 떨어뜨려 음식 섭취량을 줄였다면 일상생활로 돌아왔을 때 바로 다시 원래 몸무게로 돌아오거든요. 오히려 체중이 더 늘었다는 사람도 많고요.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온라인상 다이어트 효과를 허위 또는 과대광고하는 식품을 적발해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는 검증된 다이어트 효과가 없는데도 마치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판매하는 373개의 식품을 발표한 것이죠. 주요 적발 사례는 주로 ‘체험기’ 광고를 하거나, 일반식품을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표방한 광고를 하거나, “부기 제거, 해독 효과(디톡스)를 통해 다이어트가 된다”고 광고한 것들입니다. 식약처는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제품을 구매할 때 해당 제품의 공식 쇼핑몰 광고와 비교해 내용이 다를 경우 허위 과대광고 우려가 있으니 주의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일반식품으로 등록한 'OO 방탄커피'는 "다이어트 커피" "살 빠지는 커피"라는 식으로 광고했고, 카르니틴·그린커피빈 성분을 넣은 '서OO국' 제품은 해당 제품을 먹고 체중이 감소했다는 가짜 체험기 영상을 SNS 상에 유포했다고 하는군요.
물론 체중 감소, 정확하게는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주는 성분은 있습니다. 식약처가 인증한 성분들도 상당히 많죠. 하지만 이 성분들은 체중 감량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지, 이것을 먹는다고 살이 저절로 빠지는 건 아니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19> 다이어트 보조 식품의 진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