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10집 ‘트와일라잇 스테이트(Twilight State)’를 들고 돌아온 록밴드 YB의 변이다. 1994년 데뷔해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이들이지만 디지털 음원 시대에서 13곡을 꽉꽉 채운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데엔 적잖은 용기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11일 서울 성산동 문화비축기지 야외공연장에서 신곡 무대를 처음 선보인 이들은 “역시 록은 뚜껑이 없는 곳에서 공연해야 훨씬 좋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10집 ‘트와일라잇 스테이트’ 발매
거대담론 대신 소소한 일상 담아
“자꾸 지체돼 산에 들어가 작업,
진화 위해 꾸준히 고민한 결과물”
“YB가 계속 지켜가야 하는 것과 진화해야 하는 것이 공존하는 앨범”이라는 허준(기타)의 설명처럼 이번 앨범은 다분히 실험적이다. ‘딴짓거리’ ‘생일’ ‘나는 상수역이 좋다’ 등 타이틀곡만 3곡에 달한다. 다국적밴드 슈퍼올가니즘의 소울이 내레이션 피처링에 참여한 ‘딴짓거리’가 “진화하고자 하는 YB의 몸부림을 가장 잘 표현한 곡”이라면, 이응준 시인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생일’은 YB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위로에 충실한 곡이다.
“지금은 가만히 있으면 물살에 쓸려서 뒤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계속 뭔가를 새롭게 시도하고 진화해야 지금 이 자리를 지키거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저희뿐만 아니라 모든 밴드가 가지고 있는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허준) 미국 록밴드 스매싱 펌킨스의 기타리스트 제프 슈뢰더가 참여한 ‘야간마차’도 눈에 띈다. 2016년 미국 투어 당시 YB가 오프닝 게스트로 섰던 것이 인연이 되어 협업으로 이어졌다.
이제 밴드신을 이끌어가는 선배가 된 입장이지만 “후배들이 훨씬 더 잘하고 있어서 배우는 게 더 많다”며 조언을 아꼈다. “K록이 K팝처럼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해외에서 사랑받고 주목받는 밴드도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전 세계가 한국문화를 주목하고 있어서 한국에서 음악을 하는 것이 곧 세계 시장에서 음악을 하는 것과 같은 일이 됐잖아요. 저희도 함께 열심히 해야죠.”(윤도현) ‘환경을 되살리자’는 주제로 로맨틱펀치ㆍ소닉스톤즈 등과 함께 11일 문화비축기지에서 쇼케이스 겸 회복콘서트를 여는 이들은 다음 달 블루스퀘어에서 단독 콘서트 등 활동을 이어간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