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北 화성-15형 ICBM급 도발때 투입 기종
E-8C는 북한의 ICBM 등 장거리 미사일 징후까지 파악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에서 열린 북·미 협상 직후 “미국이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나오지 않았다. 우리의 핵 시험과 ICBM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되는가, 되살리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한 SLBM 발사 이후 ICBM 카드까지 꺼내들면서 위협 수위를 올리자 미국도 이에 대응할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 역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E-8C로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미국은 2017년 11월 북한의 화성-15형 ICBM급 발사 시험을 전후해서도 E-8C를 한반도에 투입해 북한을 감시했다.
1985년 개발이 시작된 E-8C는 뛰어난 정찰 성능을 갖춰 1991년 걸프전 등 미국의 주요 전쟁에서 맹활약했다. 최대 10시간가량 비행하면서 비행기 동체 앞부분 밑에 길이 7.2m에 달하는 레이더로 지상 표적 600여 개를 동시에 추적하고, 한반도 면적의 약 5배에 이르는 약 100만㎢ 지역을 훑을 수 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E-8C는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가 차륜형인지, 궤도형인지까지 구분할 정도로 정찰 성능이 막강하다”며 “정해진 시간에 궤도를 돌아 ‘정보 시차’가 생기는 정찰위성보다 효용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한국 역시 E-8C 도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이 북한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견제 목적을 겸해 이 정찰기를 가네다 기지에 배치했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지난 1일 건국 70주년 국경절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열고 최대 10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차세대 ICBM '둥펑(東風·DF)-41'을 공개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