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부터 27일까지 프로파일러 등을 부산교도소로 보내 이씨를 대면 조사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얻지 못했다. 이씨는 모든 조사에서 "나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이씨를지속해서 대면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현장 증거물 3건에서 이씨의 DNA가 검출됐긴 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이씨를 처벌할 수는 없다"며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히기 위해서라도 이씨의 자백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씨 혐의 부인에 경찰, "목격자를 찾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법최면 전문가 2명을 수사에 투입했다. 최근 최면조사를 받은 버스안내양의 경우 "당시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옷이 젖은 남성이 현장 근처에서 버스를 탔다. 키 170㎝ 정도의 갸름한 얼굴의 20대"라고 과거와 유사한 진술을 했다고 한다. 그는 "이씨와 비슷한 용모였던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수사기록과 언론 기사 등도 살펴보면서 드러나지 않은 목격자도 수소문하고 있다.
과거 언론 기사를 보면 4차 사건과 9차 사건, 10차 사건 등에서 "용의자를 본 것 같다"는 목격자가 나왔다. 경찰은 일부 목격자의 진술로 몽타주도 작성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이씨의 과거 사진을 공개하면서 '당시 용의자를 목격했던 것 같다"는 제보도 현재 속속 들어오고 있지만, 시간이 많이 지난 탓인지 상관이 없거나 신빙성이 없는 듯한 제보도 있어서 하나하나 사실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제 사건, 어디까지가 이씨 짓인가
살인사건과 같은 시기 수원시 화서동과 오목천동에서 발생한 2건의 '수원 여고생 살인 사건' 등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이들 사건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처럼 피해자가 착용하고 있던 의류 등으로 목이 졸리고 양손이 결박돼 이씨가 저지른 범행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경찰은 1989년 7월 태안읍에서 실종된 초등생 사건 등도 이씨와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씨의 DNA가 검출된 5차, 7차, 9차 사건 외 다른 사건의 현장 증거물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DNA 분석에 나섰다. 현재 4차 사건 관련 증거물에 대한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군을 전역한 1986년부터 처제를 살해한 1994년까지 화성·수원·충북 청주 등에서 발생한 비슷한 사건을 모두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모란·최종권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