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3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30여명의 시민이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논객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과 그에 동조하는 시민들이 연 집회였다. 마이크를 잡은 황 소장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깨지든지 우리가 죽든지 끝을 봐야 한다“며 조국 법무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27일 오후 조국 법무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보수 단체 앵그리블루시민단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이가영 기자.
거세지는 조국 지지·사퇴 집회 대결
일주일 전인 지난 21일 저녁, 같은 장소에선 반대로 ”윤석열 검찰총장, 수사 똑바로 해라“는 내용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경찰 추산 5000여명의 시민이 모여 촛불을 든 채 “정치검찰 물러가라” “공수처를 설치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대부분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인 이들은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촛불집회’라는 이름의 집회를 주말마다 열고 있다. 이날이 6번째 집회였다.
집회에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도 참석했다. 이들은 조 장관이 부당한 수사를 받고 있다며 검찰을 규탄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에 집중된 수사권을 조정하는 검찰개혁을 촉구하기도 했다. 전광판에는 과거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두고 “검찰 개혁을 할 사람으로 조국은 어떻느냐”고 말하는 영상이 흘러나왔다.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촉구 집회 [연합뉴스]
지지단체, 조 장관 집 압수수색에 반발
이는 이번 주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을 지지하는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는 28일 오후 6시부터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제7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연다. 시민연대 측은 참석자 1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3일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 이후 조 장관 지지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날 집회를 위해 부산과 대구, 청주, 김해 등 지방에서 버스를 대절해 단체로 상경할 예정이다.
보수단체는 '조국, 검찰 전화는 수사 외압'
정치권도 각기 힘을 보태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당 의원총회에서 “이번 주말 10만명 이상이 촛불을 들고 (대검찰청이 있는) 서초동으로 향한다고 한다”며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오는 10월 3일 개천절에 보수단체와 함께 광화문과 청계천 광장 등에서 대규모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박사라ㆍ이가영 기자 park.sar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