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전자증권제도 시행 기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축사가 끝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검찰과 법원은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총괄대표로 활동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의 혐의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을 알리며 기자단에 조금 다른 내용의 알림 문자를 보냈다.
조국 관련 수사서 공직자는 조국 법무부 장관이 유일
法 "檢서 보낸 전산자료에 공직윤리법 위반 적혀있어"
조국 조카 혐의 검찰은 3개, 법원은 4개
조국 법무부장관 일가 '사모펀드 의혹'의 키맨으로 지목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가 16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뉴스1]
알림 문자 이후 논란이 일자 검찰과 법원은 "조씨의 영장청구서에는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가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중앙지법 공보 판사도 "영장일정을 알리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檢 내부 전산망엔 '공직자윤리법 위반' 적어
윤석열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식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법원 관계자는 "검찰이 보낸 KICS 내부 전자 서류상 조씨의 죄명엔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가 적혀있다"며 "검찰이 수사기록을 보며 KICS에 죄명을 입력하다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이 조씨를 긴급체포한 뒤 16일 새벽에 영장을 청구하며 실수로 전산상 공직자윤리법 혐의를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특수부 출신 부장검사는 "직원들이 수사기록을 보며 KICS에 죄명을 입력하다 종종 이런 실수를 한다"며 "검찰 수사 기록에 조 장관과 관련한 공직자윤리법 위반 내용이 적혀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입구로 검찰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檢 실수로 조국 장관 수사 자인했나
검찰 관계자는 "조씨(조 장관 조카) 영장에는 공직윤리법 위반 혐의가 적혀있지 않다는 말만 드릴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검찰이 단순히 실수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한 현직 검사는 "검찰 직원이 수사기록에 없는 혐의를 창조해내진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
법조계에선 조 장관이 검찰 수사 초기 단계부터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있다.
검찰은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후보자 시절인 지난달 말 3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며 조 장관 휴대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당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전자증권제도 시행 기념식 참석 후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뉴스1]
조국 장관, 피의자 가능성 높아
지금 수사 단계에선 조 장관에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혐의는 공직자윤리법 24조의 2에 따른 '주식백지신탁 거부의 죄'다.
청와대 민정수석과 같은 고위공직자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해야 한다.
만약 조 장관 일가가 14억원 가까이 투자한 코링크PE 펀드의 실제 운용자가 조 장관의 5촌 조카이고 조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펀드 투자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조 장관에게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조 장관이 투자처를 알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 장관에 '백지신탁 거부의 죄' 적용 가능성
조국펀드‘블루코어’가족펀드·관급수주 논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실제 조 장관의 조카인 조모씨가 코링크PE의 투자처인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화 통화한 내역에는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해 "전부 다 이해충돌 문제가 생긴다, 조 후보자가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란 조씨의 말이 나온다.
사모펀드가 투자한 산업들이 당시 정부가 적극 육성하던 사업과 맞물려 공직자윤리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공직자윤리법에는 이해충돌 위반에 대한 제재 조항이 없어 검찰이 이 혐의를 깊게 들여다 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공직자윤리법 위반과 관련해 조 장관이 입건된 상태에서 그의 조카가 공직자윤리법 위반의 공범일 가능성도 남아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처남인 정모 보나미시스템 상무가 검찰 조사를 마치고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정 상무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 1호'에 3억5000만원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조국 장관, 조카에게 사기당했을 가능성도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조 장관이 피해자가 되기 위해선 조 장관의 조카가 조 장관의 돈으로 조 장관 가족 몰래 사모펀드 투자의 모든 것을 주도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박태인·김수민 기자 park.ta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