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안전공단은 5일 "북상 중인 제13호 태풍 '링링'과 유사한 2000년 '쁘라삐룬', 2010년 '곤파스' 당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사고 건수가 연평균과 비교해 62.7건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교통안전공단 분석]
2000년 '쁘라삐룬', 2010년 '곤파스' 비교
그해 평균보다 10% 가량 교통사고 늘어
강한 바람과 비, 젖은 노면 등이 영향 미쳐
"속도 50% 줄이고, 대형차량 옆은 피해야"
또 곤파스 때는 이틀간 1394건이 발생해 평균 697건을 기록했다. 이는 2010년 평균(621.6건)보다 75.4건이 많은 수치다.
공단의 최병호 교통안전연구처장은 "태풍 때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것은 강한 비와 바람의 영향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강풍에 의한 교통사고 위험 정도'를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시속 120㎞로 달릴 때 초속 35m의 강풍이 불 경우 승용차는 1.2m, 버스 등 대형차량은 6.5m가량 주행 경로를 벗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운전자의 실수 여부와 상관없이 바람에 밀려 차량이 경로를 이탈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최 처장은 "강풍이 불 때는 낙하물 사고를 조심하는 것은 물론 가급적 대형차에 가까이 붙어서 달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태풍 때는 많은 비로 인해 도로가 젖은 탓에 제동거리도 평소보다 약 1.7배가량 길어진다. 교통안전공단의 자체 실험결과 시속 50㎞로 달릴 때 승용차는 마른 노면에서는 제동거리가 9.9m인 반면 젖은 도로에서는 18.1m로 증가했다.
버스 역시 마른 노면에선 17.3m이던 것이 젖은 노면에서는 28.9m로 1.7배 늘어났다.
공단의 권병윤 이사장은 "태풍 때 폭우 상황에서는 시야 확보가 어렵고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등 평소보다 위험 요인이 증가한다"며 "폭우와 강풍 시에는 평소보다 50% 이상 속도를 줄이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태풍 때 폭우로 인한 차량 침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해안가나 절개지, 저지대 인근 주차를 피해야 한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