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찬호 논설위원
“우리 박용진 의원, 정말 발바닥 아프게 지역 챙긴다. 여기 송천동, 저기 방촌시장, 성북시장 등등 내가 가는 곳마다 배낭 멘 박용진이 나타나더라. 마주치는 사람마다 안부를 묻고 어르신 어깨를 두드려 드린다. 그러니 이 동네에서 박용진 욕하는 사람은 백 명 중 한 명 나올까 말까다. 또 100%는 아니지만 (서민들 민원) 70~80%를 손수 상담해준다. 도무지 싫어할 수가 없는 거지. 이런 의원이 바른말(조국 비판) 했다고 당에서 공천 안 준다면 공산당이지. 진짜 나쁜 사람들이지. 난 (항의하러) 국회까지 쫓아갈 거다.”
박, 지역구서 조국 불가 민심 확인
주민 철통 지지가 소신 발언 배경
격려해준 민주당 의원 20명 넘어
- “왜 아군한테 총질하냐”는 주민은 없었나.
- “500명한테 칭찬을 들었는데 딱 한 사람이 멀리서부터 잰걸음으로 다가와 쌍욕을 하면서 그런 주장을 하더라. ‘막무가내로 감싸는 게 대통령에 도움 되는 건 아니다’고 답해줬다.”
- 솔직히 내년 총선 앞두고 공천 걱정 안 되나.
- “저도 공천이나 진영논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나 찍어준 지지자들이 내게 ‘조국은 안 된다고 당에다 얘기해라’고 난리다. 그래서 상식선에서 (발언)한 것뿐이다. 지역구 골수 민주당 지지자 중 여성 약사분이 있다. 그분 약국에 인사하러 들어가니 그 약사분이 8~9명 손님 앞에서 ‘나도 고3 엄마인데, 조국은 너무했다. 장관 시키면 안 된다’고 큰 소리로 얘기하더라. 민심의 추가 기울었다는 느낌이 확 왔다. 그래서 당 지도부에 보고했다. (반응은?) ‘그렇게 심각하냐’고 묻고는 침묵하더라.”
- 당신 외엔 민주당에서 소신 발언을 제대로 한 의원이 없다.
- “내게 전화하거나 직접 만나 응원해준 우리 당 의원이 20명이 넘는다. ‘바른말 했다고 왕따당하고, 문자 폭탄 받는 처지 잘 알고 있다. 기운 내라’고 해주더라. 민주당에도 상황의 심각함을 알고 걱정하는 의원들이 왜 없겠나.”
- 당 지도부는 조국이 쓰러지면 정권이 쓰러진다고 여겨 밀어붙이는 듯하다.
- “왜 그런 근거 없는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오버다. 지금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근본 가치와 철학이 없다는 거다. 물론 기득권층의 핵심 대표, 제1 저자는 자유한국당이다. 그런데 민주당도 결국은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정당이다. 다만 제1 저자와 차별화하려고 차용한 게 김대중의 가치, 민주화와 인권이다. 그런데 요즘 민주당은 그 가치를 알지 못하고, 승계도 하지 않으면서 말만 앞세운다. 당에 그런 사람 정말 많다. 그게 비극인 것 같다. 과거 학생운동에 소극적이었거나 민주화에 몸 바친 적 없는 사람일수록 더 세게 얘기하는 것 같다. 지금은 보수냐 진보냐가 아니라 기득권이냐 아니냐의 구도다. 그런데 ‘(입시부정·사모펀드 등을) 조국만 했나’며 감싸면 황당해지는 거다.”
- 그런 소신이 있으니 북한에 대해서도 ‘할 말’을 하는 듯하다. 2016년 국가보훈처가 김일성 친·외숙부에 훈장을 추서한 걸 비판하고 보훈처장 사퇴를 요구해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 “그때 조국 후보자가 ‘박용진 의원, 이번에 큰 실수 했다. 빨리 사과하라’고 했던 거로 기억한다. 그 바람에 진보 진영에서 뭇매를 맞았다. 한 진보 신문은 ‘박용진이 연좌제를 주장했다’고 만들어 버리더라. (민주당은 북한 잘못을 지적하면 안 되나?) 내 말이 그 말이다.”
- 국회의원으로서 당신의 최고 업적은 역시 ‘유치원 3법’이다. 어떻게 돼가고 있나
- “11월이면 표결로 법이 통과될 것이다. 그러면 사립 유치원에 들어간 정부 보조금, 즉 국민의 혈세가 어떻게 쓰이는지 투명하게 볼 수 있게 된다. 난관이 많았지만 원래 내 입법 의도의 60%는 반영됐다. 성공한 거다.”
강찬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