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 246호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라며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딸이 고교 시절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십 이후 의학논문 제1저자로 오른 데 대해 “저도 지금 보면 고등학생이 제1저자로 돼 있는 것이 의아하다고 생각된다”면서도 “당시 시점에선 제1ㆍ2저자 판단이 느슨하거나 모호하거나 책임교수 재량에 많이 달려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는 “언론보도를 보면 제 아이가 실험결과를 영어로 정리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판단으로 그렇게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딸의 서울대 환경대학원 장학금 ‘먹튀 논란’ 에 대해선 “딸이 2학기 휴학을 한 뒤에야 장학금 수령을 알았고 서울대 총동창회에 물어보니 반납이 어렵다는 걸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일”이라고 했다. 그는 “만일 제 딸의 장학금 신청서가 나온다면 제 거짓말이 드러날 것이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서 2차례 유급을 했는데도 6학기 연속으로 모두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은 사실과 관련해선 “낙제해서 학교를 그만두려 했기 때문에 격려 차원에서 줬다는 게 그분(노환중 교수) 말씀”이라고 전했다. 이어 “상황이 마무리되면 딸이 받은 혜택을 어디로 다 돌릴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허물도 책임도 저의 것이지만 부당하게 허위사실로 제 아이들을 공격하는 일은 멈춰달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검찰 수사를 받는 법무부장관으로서 개혁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검찰 수사에서 혐의가 입증될 경우 거취를 묻는 질문에는 “가정에 기초한 질문이기 때문에 답변 드리는 게 옳지 않다”고 답했다. 장관직을 맡게 되면 “이 자리 이외 어떤 공직도 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일방적 기자회견을 국회에서 강행한 것은 3권 분립을 무색하게 한 초법적 발상이고 대국민 사기쇼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대응 차원에서 3일 오후 2시 ‘대국민 고발 언론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딸 학사비리 의혹, 사모펀드 의혹, 웅동학원 및 부동산 의혹 등 3가지 주제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며, 반론권 확보 차원에서 각 방송사에 생중계를 요청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일방적으로 국회 청문회는 무산됐다고 선언해버리고 기습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장관임명을 받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기괴한 절차를 창출한 데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관련 법령을 검토해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관계자 모두를 권한 남용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형구ㆍ하준호ㆍ성지원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