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은 이렇다. 부산시는 광안대교를 앞으로 세계적 관광명소로 키우기 위해 보행로와 자전거길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2003년 개통한 광안대교는 수영구 남천동 49호 광장에서 해운대구 센텀시티 부근을 잇는 총연장 7.42㎞다. 국내 최대 해상 복층 교량으로 현재는 사람과 자전거가 다닐 수 없는 자동차 전용 유료도로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오거돈 시장이 취임한 뒤 ‘사람 중심 보행문화 확산’을 강조하면서 광안대교에 보행로와 자전거길을 조성하는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시 "보행로와 자전거길 조성 위해 행사 열어"
시민들 "교통체증 등 이용자 불편도 고려해야"
보행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광안대교에서는 버스킹 공연 같은 ‘걷기 잔치 한마당’이 펼쳐졌다. 또 교량의 주탑과 해운대 마린시티를 배경으로 ‘인생 샷’을 남길 수 있는 다양한 포토존이 설치돼 인기를 끌었다. 교량 중앙에는 푸드트럭 존이 설치돼 참가자들은 다리 위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색다른 경험도 했다.
해운대에 사는 김모(52)씨는 “마라톤과 해맞이 행사 등을 수시로 하면서 광안대교가 그때마다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시가 2차례나 더 걷기대회를 연달아 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시는 다음 달로 예정된 걷기대회를 예정대로 열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오는 9월 중 광안대교 개방행사를 한 차례 더 진행해 개방에 따른 안전문제와 차량 흐름 등을 파악해 특정한 날을 정해 광안대교를 정기 개방하거나 전용 보행·자전거길을 만들어 상시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음 달 행사 때 운전자 불편이 예상되지만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광안대교 보행로 조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걷기대회 행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