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취업, 어떤 분야에 도전할지 먼저 정해야

중앙일보

입력 2019.07.27 11:00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더,오래] 강명주의 비긴어게인(11)

기업금융, 서비스, 투자 등 요즘 채용 분야는 세분화되고 있다. 금융회사에 취직을 원한다면, 어떤 분야에 도전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관심있는 분야는 무엇인지, 나의 장점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일러스트 강경남]

 
대학생들과의 모임이다. 어렵게 모인 자리다. 대학강의를 하면서 학생들로부터 요청이 왔다. 한번 만나고 싶어한다고 한다. 밥이라도 사줘야겠다는 생각에 일정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의외로 시간 잡기가 힘들었다. 서로 일정이 있어 학생들끼리도 시간 맞추기가 어려웠다. 두 달 정도 기간을 가지고 비는 시간을 겨우 잡아 함께 모인 자리다.

대학생들과 점심 식사

학생들 편의를 위해 학교 근처 맛집으로 정했다. 간신히 성사된 만남이어서 그런지 더욱 반가웠다. 수업을 좀 늦게 마친 학생들이 있어 약간 늦게 식사가 시작됐다. 이미 식단은 준비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뭔가 더 사주고 싶은 마음에 푸짐하게 주문을 했다. 여유를 가지고 마음껏 즐겼으면 했다. 식사가 나오자 반가운 마음도 잠시 다들 급하게 먹기 시작한다.
 
왠지 바쁘다, 제대로 맛을 보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맛있다고 하면서 급하게 식사를 한다. 10명이 함께 한 자리다. 3, 4학년 학생들이다. 식사 후 오후에 일정들이 다 있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서두른다. 식사를 빨리해야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고 질문도 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금융기관이나 외국기업에 취업하고 싶은 학생들이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너무도 궁금해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취업이라는 현실 앞에서 너무나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대학 시절의 낭만을 느낄 여유조차 없어 보인다. 학과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취업 준비에 쏟아붓고 있다. [연합뉴스]

 
목표가 정해져 있다. 원하는 곳에 취업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가며 준비하고 있다. 필요한 자격증 취득을 위해, 실질적인 경험을 쌓기 위한 인턴 준비를 위해, 외국어 자격증 취득을 위해, 취업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를 위해, 해외 경험을 쌓기 위해, 또 학비를 벌기 위해 알바를 뛰고 있는 학생들이다. 학교 수업도 벅찰 텐데, 학과 시간 보다 더 많은 시간을 취업준비에 쏟아붓고 있다.


가슴이 짠하다. 대학생, 이 얼마나 값진 시절인가. 취업이라는 현실 앞에서 너무나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여유가 없다. 대학시절의 낭만을 느낄 여유가 없어 보인다. 그래도 본인들이 목표를 세운 취업에 대해 열심히 질문을 던진다. 가만, 유독 조용히 있는 학생이 있다. 다른 친구들 질문 사이로 계속 생각에 잠긴 학생이 있다. 오고 가는 열띤 질문 속에서 홀로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다 함께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이다. 학생들이 고개를 연신 숙이며 감사하다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시간을 내 다음에 꼭 다시 뵙겠다고 하면서 각자의 일정 속으로 바쁘게 헤어진다. 나도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누군가 서있다. 바로 그 학생이다. 인사 대신 나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
 
“아직 제가 어디에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대학교 4학년이다. 내년이 졸업이다. 나름 이것저것 준비도 하고 전공과목도 살려 금융권에 취직해보려 했으나 어디에 가야 할지 방황하고 있다. 식사하는 동안 어디에 취업할지 정해 준비하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다고 한다. 부모의 기대 또한 크다고 한다. 취업을 해야 하는데 만약 잘못 선택해 안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더 컸단다.

고민을 많이 한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 '하면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자. 일단 시작하고 노력하면 길이 보인다. 가다가 다른 길이 나오면 그때 또 결정을 하면 된다. [사진 pixabay]

 
우리나라의 금융회사는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의 성격에 따라, 관련 법규에 따라 서로 다르게 보인다. 좀 더 자세히 보면 사업상 특수성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인 업무는 비슷하다. 영업, 인사, 기획, 마케팅, 홍보, 재무회계, 상품개발, 업무지원, 대고객 서비스, 전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요즈음은 채용하는 분야가 세분화되고 있다. 신입직원 채용 시 채용분야를 명시하는 경우가 많다. 한 예로 최근 은행 공채를 보면 구체적으로 응모 분야를 선택하게 한다. WM(자산관리), 기업금융, IB(투자금융), 리스크·자금, IT·디지털, 개인금융, 리테일 서비스, 일반직 등이다. 보험, 투자증권도 채용분야를 명시한다.
 
따라서 금융회사에 취직을 원한다면, 어떤 분야에 도전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먼저 다음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 나의 성향을 분석, 나의 장점을 발견하고 나의 적성을 알아본다.
- 과거 경험을 통해 내가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파악한다.
- 내가 평소에 흥미를 가지는 일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하면 된다’ 정신으로

시작하기 전에는 될지 안 될지 아무도 모른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실패를 통해 우리는 더 크게 배운다. 청춘은 정말 도전하기 좋은 나이다. 진짜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 [일러스트 강경남]

 
위 분석을 통해 상대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분야가 파악된다. 금융권이 아닌 다른 분야라도 좋다. 지금부터는 ‘무엇을 할지’가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하면 잘할지’에 집중하고 노력해야 한다.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고민한다고 일이 되지 않는다.
 
‘하면 된다’고 시작하자. 일단 시작하고 노력하면 길이 보인다. 가다가 다른 길이 나오면 그때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설령 지금 선택한 일을 나중에 그만두더라도 그 일을 준비하면서 분명히 배운 것이 있다. 그 경험이 또 다른 시작의 디딤돌이 된다.
 
나도 은행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가고 싶어서 간 것은 아니었다. 직업을 가져야 했기에 은행에 취업을 한 것이다. 특별한 기술은 없었으나 은행에서 터득한 마케팅·홍보 경험이 증권회사에서 일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증권회사에서 닦은 영업 경험은 또 보험회사에서 최고의 영업 실력을 발휘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실패도 있었다. 실수도 했다. 오해도 받았다. 억울한 일도 겪었다. 죽고 싶을 만큼 좌절도 했지만,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극복했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이 금융기관의 CEO로서 역량을 발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무엇이 두려운가. 실패 할까 봐? 시작도 하기 전에. 되고 안 되고는 해보지 않고는 모른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실패를 통해 우리는 더 크게 배운다. 좌절하지 않으면 그 실패는 반드시 성공을 부른다. 지나고 보니 알겠다. 청춘은 정말 도전하기 좋은 나이다. 실패해도 회복력이 좋기 때문이다. 두려워 하지 말고 지금 바로 시작해 보자. 진짜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
 
강명주 WAA인재개발원 대표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