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학습·운동 재밌게 바꿔주는 게임
게이미피케이션(게임이 아닌 일에 게임적 사고와 기법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를 몰입시키는 과정)이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다. NHN처럼 사회공헌에 게임기법을 활용하는가 하면 학습·의료·공공 분야 등에서 몰입을 끌어내는 핵심적 방법론으로 활용되고 있다. NHN 관계자는 “언뜻 의무감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에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게임기법을 차용했다”며 “재미를 주다 보니 헌혈 행사 땐 버스를 한 대 더 불러야 했고, 헌 옷 기부도 기간을 하루 더 늘릴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게이미피케이션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분야는 교육이다. 기능성 게임 제작사인 블루클라우드는 최근 발달 장애인들이 물건 배송 업무를 익히게 도와주는 가상현실(VR) 게임을 만들어 장애인 고용 업체에 납품했다. 말로 반복적으로 설명해선 배우기 어려운 업무를 게임을 통해 몰입을 유도해 손쉽게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권선주 블루클라우드 대표는 “게임 기법을 도입하면 딱딱한 교육, 수동적 교육이 받고 싶은 교육으로 변한다”며 “재활 훈련 등 힘들고 아픈 행위를 반복해야 하는 분야에서도 게이미피케이션이 활성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수집하는 재미, 레벨 올리는 재미 적용
몰입형 대체 현실게임 리얼월드 플랫폼을 운영 중인 유니크굿컴퍼니가 지난 4월 오픈한 ‘작전명 소원’ 프로젝트는 역사교육 체험에 게임을 결합한 경우다. 실제 독립운동과 관련된 장소를 다니면서 암호를 푸는 방식의 게임을 통해 역사 지식을 체험할 수 있게 만든 프로그램이다. 송인혁 유니크굿 대표는 “두 달간 운영에 5만 3000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며 “공부를 게임 같이 재미있게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호응이 높다 보니 카카오게임즈는 이를 전담하는 회사까지 설립했다. 지난 3월 설립된 자회사 라이프엠엠오는 실제 일상을 게임처럼 즐겁게 만들기 위한 신사업을 준비 중이다. 위치기반 기술, 경쟁의 재미, 보상, 성취감과 같은 게임적 요소들을 활용한 여러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임충재 계명대 게임모바일공학과 교수는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고 몰입하게 하는 것은 게임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며 “레벨을 올리고 적당한 지위를 주는 등 게임적 요소는 산업 각 분야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 주도 사업 참여를 늘리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