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잠정 수출액은 441억79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 감소 폭은 2016년 1월 이후 가장 컸다. 국내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25.5%)와 석유화학(-24.5%)·석유제품(-24.2%)의 수출액 감소가 두드러졌다. 관련 제품 업황이 부진한 데다 제품 단가가 급락하다 보니 이 같은 결과가 빚어졌다.
무역전쟁 여파 주력 제품 부진
대중 수출 -24% 10년래 최대 감소
“일본 종속 탈피할 부품기술 개발을”
반도체 수출 -25% 유화 -24% … 일본 보복 발표에 더 암울
안소은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올 하반기에도 무역분쟁은 국내 수출 경기를 좌우할 요인이 될 것”이라며 “미·중 협상이 진행되곤 있지만 추가 관세 공격을 배제할 수 없는 불확실성 탓에 국내 제조업체들의 수출 전망은 다시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정부가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우선 수출 부진이 대내 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 재정 효과에 기대는 모습이다. 또 이날 오후 성윤모 산업부 장관 주최로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수출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확대, 신남방·신북방 신시장 개척 등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성과가 나타나기엔 시간이 필요한 중·장기 대책이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기술 종속을 탈피할 핵심 소재 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무역 질서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처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당장 수출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기 대책과 근본적인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장기 대책을 구분해 짜임새 있는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반도체 핵심 소재를 일본에만 의존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현실이기 때문에 핵심 소재 조달처부터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미·중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에 양국 중심으로 나뉜 새로운 통상질서가 형성될 가능성에 대비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근본적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