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2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공기업 35곳과 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 128곳의 지난해 경영 실적을 토대로 최고 S등급(탁월)부터 우수(A)ㆍ양호(B)ㆍ보통(C)ㆍ미흡(D)ㆍ아주 미흡(E) 등급을 매겨 평가한 ‘성적표’다.
전체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공공기관 비중이 줄고, 나쁜 평가를 받은 공공기관 비중은 늘었다. ‘양호’ 이상(AㆍB) 등급을 받은 기관 비중은 2017년 50.4%에서 55.4%로 늘었다. ‘미흡’ 이하(DㆍE) 등급을 받은 기관 비중은 2017년(13.8%)과 비슷한 13.3%였다.
구체적으로 올해 적자로 돌아선 에너지 공기업들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합격점을 유지했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대표적이다. 2년 전만 해도 7조1483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한전은 지난해 1조1745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6년 만에 적자 전환했지만, B를 받았다. 원전 주무 공기업인 한수원도 2017년 8618억원 순익에서 지난해 1020억원 적자로 돌아섰지만 역시 B 평가를 받았다. 매년 수익을 내다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한국중부발전ㆍ한국남부발전(한전 자회사)은 A를 받았다.
실적으로 치면 가장 악화한 곳은 건보공단이다. 2017년 3685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3조895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곳은 지난해 7월부터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 케어’를 시행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런데 역시 A 평가를 받은 공공기관 명단에 포함됐다.
이들 공공기관이 부진한 경영 실적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평가를 받은 건 일자리 창출 등 올해 배점이 대폭 늘어난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평가부터 일자리 창출과 안전, 윤리경영 등 ‘사회적 가치’ 지표 비중을 공기업은 지난해 19점에서 올해 30점, 준정부기관은 20점에서 28점으로 대폭 늘렸다(100점 만점).
바뀐 평가지표에 따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했거나 ‘청년 인턴’을 대거 채용한 공공기관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임직원은 38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3만6000명(10.5%) 증가했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2만4000명이다. 신규 채용도 49.8% 늘어난 1만1000명이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공운위에서 “공공기관은 올해 계획한 53조원 투자를 최대한 신속히 집행하고, 추가적인 투자 확대 검토 등 정부의 경제 활력 총력대응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특별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