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 주민 4명을 태운 북한 어선(길이 10m)은 지난 9일 북한 함경북도 경성을 출발해 삼척항으로 왔다. 동해 북방한계선(NLL)은 지난 12일 넘어왔다. 이들은 14일 밤엔 삼척항에서 4∼6㎞ 떨어진 해상에서 동력을 끄고 대기한 뒤 날이 새자 항구로 들어왔다. 이를 두고 합참은 “파도로 인한 반사파로 인식했다”며 탐지하지 못한 이유를 해명했다.
군, 경계 실패에 귀순 과정 은폐 축소 의혹
“엄중하게 책임 묻겠다”는 정 국방의 책임
북한 어선이 귀순하는 모든 과정에서 경계의 구멍이 난 것이다. 군이 이렇게까지 흐트러진 것은 군 본연의 자세를 망각해서다. 최근 평화무드로 국방백서에 ‘북한군=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해 적을 분간하지 못하고 경계심이 사라진 건 아닌가. 육군 신병훈련에서 행군이 힘들다는 이유로 하지 말자는 제안이 나오고, 훈련을 강하게 시킨 군단장을 보직해임하라는 어처구니없는 청원이 올라오는 게 현 상황이다. 이와 함께 어선에 탔던 북한 주민 2명을 그제 북한으로 서둘러 돌려보낸 점도 이상하다. 이들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지만, 아직 중앙 합동심문 중이다. 북한을 의식한 조처가 아닌지 의심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말은 거의 ‘유체이탈’ 수준이다. 그는 어제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에서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누가 누구의 책임을 묻는다는 것인가. 평소 군 기강을 세우지는 않다가 경계가 뚫리자 서둘러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다. 군은 위기감을 갖고 안보태세를 철저히 재정비해야 한다. 평화는 중요하지만 안보의 뒷받침이 최우선임을 잊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