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서 유가족은 함정을 찾아놓고서도 아직 이를 인양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이에 윤 청장은 “함정을 인양하는 데 필요한 예산이 아직 확보되지 않아 작업을 못 하고 있다”며 “예산이 확보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답변했다.
80년 고성서 침몰한 경비정 지난 4월 발견
해경, “두달 지났는데 돈 없어 인양 못해”
유가족 “인양 안해주면 정부와 투쟁”
이어 조 대표는 “헝가리 사고는 관광 중 발생한 사고였음에도 장관이 가는 등 국가에서 난리를 치는데, 나라를 위해 순직한 72함정은 찾아놓고도 예산 타령하며 인양을 안 해주니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는 인양이 목적이고 배를 안 찾아주면 정부하고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함정 인양계획을 조속히 유가족에게 통보하고 투명하게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불과 열흘 뒤 해경은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72정 탐색 계획을 없던 일로 하기로 한 것이다. 해경은 침몰한 72정의 사고 조사와 순직자 예우가 완료된 상태에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어렵다며 탐색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관공선과 민간어선 등과의 형평성 문제도 탐색할 수 없는 이유로 제시했다.
72정 인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이어지자 해경은 지난해 11월 국가의 책무를 다하겠다며 정밀 탐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경은 지난 3월부터 경비정이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역을 중심으로 해경 잠수 지원함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이어도 호를 투입해 탐사했다. 그리고 지난 4월 2일 72정이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북쪽으로 1㎞ 정도 떨어진 곳의 수심 100여m 해저에서 72정으로 추정되는 선체를 찾았다.
72정은 1980년 1월 23일 오전 5시 20분쯤 강원도 고성군 거진 앞바다 2.5마일 해역에서 같은 해경 소속인 200톤급 207함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72정에 타고 있던 경찰관 9명과 의무전투 경찰 8명 등 승조원 17명이 실종됐다.
강원=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