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막말의 주체를 특정하진 않았지만, 정치권에선 최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빠’ ‘달창’ 등의 비속어를 공개적으로 언급해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을 가리켰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전 직원에 생중계 회의
소득주도성장 기조 유지 뜻 밝혀
“막말·분열 정치는 희망 못 준다”
나경원 발언, 한국당 겨냥 비판
문 대통령은 또 “국회가 일하지 않는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뿐”이라며 “험한 말의 경쟁이 아니라 좋은 정치로 경쟁하고 정책으로 평가받는 품격 있는 정치가 이뤄지기를 바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또한 패스트트랙 충돌 이후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청와대 직원들에게 돌린 글에서 “아직까지 냉전시대의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색깔론으로 폄훼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다”며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시도에 맞서 역사는 후퇴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국민통합과 민생안정을 위해 뚜벅뚜벅 당당히 걸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성과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일”이라며 정책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주문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큰 틀을 바꾸고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 데 중점을 뒀다”며 “이제는 정책이 국민의 삶 속으로 녹아들어가 내 삶이 나아지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와의 소통을 강화해 입법과 예산의 뒷받침을 받는 노력과 함께 정부 스스로 보다 적극적인 행정으로 정책효과가 신속히 나타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정책의 수혜자들과 이해당사자들에 대한 대화와 소통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국민 눈높이에서 정책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낡은 질서 속의 익숙함과 단호히 결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선진국을 빠르게 따라가면 고도성장할 수 있었던 추격형 경제의 익숙함을 버리지 않고는 저성장의 덫을 벗어날 수 없다”며 소득주도 성장 등 자신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 문제에 대해 “한반도 운명의 주인으로서 일관되게 평화의 원칙을 지키고 인내하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주력해 왔다”며 “한반도 평화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는 꿈이 아닌 현실의 과제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70년 냉전 질서를 깨트리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고,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다”며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상황 등에 대한 고민을 내비쳤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