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석탑인 전북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이 다시 그 위용을 드러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익산 미륵사지에서 전라북도와 익산시와 공동으로 30일 준공식을 열었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조선총독부가 입힌 콘크리트 땜질을 벗어내고 다시 제 모습을 찾은 것은 석탑 해체보수가 결정된 지 만 20년 만이다. 국내에서 단일 문화재로는 가장 오랜 시간에 걸쳐 체계적인 수리를 진행한 사례로 꼽힌다.
올해 석탑 건립 1380주년
30일 익산 미륵사지에서 준공식
1999년 해체보수 결정하고 20년
높이 14,5m, 너비 12.5m, 무게 1830t
미륵사, 639년 백제 무왕 때 건립
20년에 걸친 체계적 보수
"참고자료 거의 없어" 오래 걸렸다
2017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현용(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현장팀장은 “참고자료가 거의 없다. 무(無)에서 시작한 것과 같다. 발굴→해체→조립 모든 과정이 도전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해체에만 10년, 조립에만 4
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잡석을 포함하면 돌은 3000 조각이었고, 이것들은 길이·두께·모양이 모두 다르고 같은 게 하나도 없었다"면서 "그것을 일일이 측량하고, 3D 스캐닝을 했다. 해체된 돌을 토대로 조립 설계를 했다"고 말했다.
왜 6층까지만 부분 복원했나
조선 시대 이후 석탑은 반파된 상태로 6층 일부까지만 남아있었는데 1915년 일본인들이 붕괴한 부분에 콘크리트를 덧씌워 보강해 놓은 상태였다. 해체 당시 나온 콘크리트만 185t에 달했다. 석탑의 원래 부재는 81%까지 복원에 사용됐다.
김현용 현장팀장은 2017년 현장에서 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문화재 수리의 대원칙은 원형 보존"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재료는 최대한 옛 부재(部材)를 살려 썼다"며 "옛 돌의 손상된 부분과 새 재료를 티타늄 봉으로 접합했다. 돌과 돌 사이 빈틈을 메우는 무기질 재도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